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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과알못을 위한 완벽한 과학책 <야밤의 공대생 만화> [서평] 자타공인 2017년 최고의 책으로 손꼽는 책, (뿌리와이파리). 해가 넘은 지금에서야 접했다. '과알못', 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아도 재미있고 심지어 유익하기까지 한 책이 분명하다. 저자는 태블릿 펜을 산 겸으로 '만화나 그려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는데, 책에서 소개한 몇몇 인물들의 위대한 발견의 이면과 맞닿아 있어 흥미롭다. 나는 문과생으로, 명명백백한 과알못이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화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에서 기억나는 건 '칼카나마알아철니주납수구수인백금' 주기율표 정도이다. 문제는 주기율표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칼카나마~'가 어떤 것의 줄임말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과알못의 고백은 이쯤에서 접는다. 대신, 역사와 위인 이야기는 좋아한다. 고로 과학.. 더보기
어떤 길을 가든 우리는 그녀를 응원한다 <어메이징 메리> [리뷰] 몸에서 힘을 빼면 더 좋은 연기를 선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알듯 말듯한 조언이 있다.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통용되는 조언이겠다. 이는 다분히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말일 텐데, 진짜로 힘을 잔뜩 들인 것들만 맡다가 가끔 전혀 힘이 실리지 않은 가벼운 것을 맡기도 한다. 분위기 전환이랄까, 쉬어가는 시간이랄까, 아니면 그것이 진짜 하고자 하는 바일까. 마크 웹 감독은 데뷔작 로 또 하나의 현대판 클래식 주인이 되었다. 매우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감각으로 특별함을 끄집어 냈다. 그런 그를 할리우드가 가만히 놔두지 않았던 바, 그만의 감각만 쏙 빼어내 블록버스터를 만들게 했다. 다. 극히 나쁘진 않았지만, 전혀 좋지 않았다. 라는 작품으로 데뷔적의 감성과 감각을 다시 선보이려 한다... 더보기
아슬아슬 경계에서 줄타기하는 천재의 영화 <시인의 사랑> [리뷰] 제주도 토박이 시인(양익준 분)은 등단만 했을 뿐 동인 합평회에서 심심찮게 까이는 수준의 재능을 지녔다. 겨우 방과후교실 선생님으로 활동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입장이다. 그야말로 시인으로서의 능력도 없고 가장으로서의 능력도 없다. 대신 가정을 이끌다시피하는 아내(전혜진 분)가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해서 늦은 나이가 걱정되어 병원에 갔는데, 아내의 노산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시인의 정자감소증이 문제가 된다. 급기야 남자로서의 능력도 없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능력과 의욕 상실의 시인은 어느 날 아내가 건네준 도넛을 먹고 눈이 번쩍 뜨인다. 환상적인 도넛 맛에 감동을 금치 못한 것, 매일 같이 동네에 새로 생긴 도넛 가게로 달려가 도넛을 무지막지하게 먹어댄다. 그 힘 덕분일까? 동인 합평회에.. 더보기
그저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소설가, 온다 리쿠의 정점 <꿀벌과 천둥> [서평] 온다 리쿠의 중2 음악 시간, 선생님께서 종종 수업 대신으로 영화 한 편을 보여주셨다. 족히 20년은 흐른 지금까지도 개인적인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는 를 그때 처음 보았고, 여전히 뒷골을 송연하게 만드는 절정의 영화 도 그 시간을 통해 처음 보았다. 공교롭게도 둘 다 서양 클래식 음악을 다뤘고 그 덕분인지 몰라도 오랫동안 클래식은 나의 조그마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유독 그때 그 음악 시간은 클래식 음악 숙제가 많았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듣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 직접 오페라 콘서트 실황을 보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 등.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였을까.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건 리코더나 멜로디언 정도였고, 나머진 사실 글쓰기 과제였던 거다. 음악 감상의 느낌을 글로 .. 더보기
이면의 이면까지 생각해봐야할, 할리우드식 웰메이드 영화 <히든 피겨스> [리뷰] 천재에 관한 영화를 많이 봐왔다. 차별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영화도 참 많이 봐왔다. 이 두 이야기를 합쳐, 차별을 이겨내고 실력으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 천재 영화도 봤다. 모두 진중하고 장엄하고 비장하기까지 했다. 끝이 좋지 않아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유쾌하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딱 그런 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 1961년, 전 세계를 반반으로 가르는 미국과 소련의 승부가 한창이다. 이른바 냉전시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계속하는데, '우주전쟁'도 그중 하나다. 소련의 선방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미국, 우주 비행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1958년에 개편창설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그 중심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역사상 그 누구.. 더보기
천재가 아닌 천재의 환경을 조명한 영화, 그 빛나는 성취 <빌리 엘리어트> [오래된 리뷰]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아이가 온갖 역경을 딛고 성공에 안착하는 이야기, 인류 역사상 가장 자주 되풀이 되는 이야기 구조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이라면 꿈도 꾸기 힘들기에, 일종의 대리만족이라 하겠다. 굳이 보지 않고도 대략을 알 수 있다. 그(또는 그녀)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정작 자신은 모른다. 우연히 눈을 뜨고 그를 이끄는 선생님이 나타난다.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끌려서 시작하고, 점점 더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오래지 않아 역경이 닥친다. 태생적으로 불우한 환경, 주위 사람들의 반대, 스스로에 대한 믿음 철회. 어느새 다시 끌리고 결국엔 모든 역경을 이겨낸다. 결정적으로 그를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가장 반대했던 주위 사람들이 가장 믿음직한 서포터가 된다. 모두의 기대.. 더보기
'천재' 라마누잔과 '그를 알아준' 하디 교수의 특별한 관계 이야기 <무한대를 본 남자> [리뷰] 천재에 관한 영화를 꽤 봐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이고, 주기적으로 다시 보는 , 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천재 영화이다. 재작년과 작년과 올해에도 천재 영화를 봤는데 가 그것이다. 역시 모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 2016년이 저무는 지금, 또 하나의 천재 영화가 나왔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삶을 옮긴 .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준 '하디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라마누잔은 다름 아닌 영국에 의해 점령당한 식민지 인도 출신인 것이다. 반면 하디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이자 왕립학회 회원이고. 정녕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둘은 라마누잔과 하디였지만, 누군가에겐 '식민지 유색인종'과.. 더보기
"엄마, 내가 맞더라도 1등을 하는 게 좋아? <4등> [리뷰] 4등은 참 애매하다. 특히 스포츠에선 애매하다못해 잔인하다. 1, 2, 3등만 시상식에 오를 수 있다. 그래서 누구는 4등이나 꼴등이나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4등이라서 다른 누구보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4등이 참으로 잔인한 이유다. '희망고문'이라고 할까. 영화 은 자타공인 수영에 소질이 있지만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을 면치 못하는, 즉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는 소년 준호의 이야기다. 그에겐 누구보다도 그를 챙겨주고 걱정하고 괴롭히는 극성스러운 엄마가 있다. 그녀에겐 4등이 꼴등과 다를 바 없지만, 그래도 준호가 소질이 있다는 걸 알거니와 하필 4등이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녀는 어떻게든 메달을 따게 해준다는 코치를 찾아간다. 한편 준호는 왜 1등을 해야 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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