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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책하다

시대와 소통하는 매체가 필요하다 [서평] 잡지, 시대를 철하다작년 10월 중순,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특별히 리서치를 하거나 책을 보기 위해서 방문한 것은 아니어서, 뜻밖의 행운에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추억의 그 잡지'라는 특별전시회를 하고 있었는데, 말로만 들었던 희귀한 옛 잡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잡지라는 1896년도 창간호, 월간 계몽잡지 을 비롯해서 , , 등의 잡지. 을 비롯한 만화 잡지. 를 비롯한 여성 잡지까지. 마치 우리나라 100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렇듯 한 시대의 여러 가지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줘 소중한 자료이자 재미있는 볼거리였던 잡지(신문 포함)는 방송, 인터넷이 차례로 힘을 얻으면서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지 않았나 .. 더보기
돈 주니까 심장 맡긴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나 [서평] 귄터 발라프는 1983년 3월, 신문에 광고를 낸다. 튼튼한 '외국인'이라며 보수가 적은 거에 상관없이 일자리를 구한다고. 르포기자인 그는 엄연한 독일인이지만, 터키인 알리로 완벽히 변신을 하고 '가장 더러운 쓰레기'가 돼 '가장 낮은 곳'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실험삼아 일을 해본다. 터무니없는 돈을 받으며 승마교습소 보수작업·원자력발전소 근교의 농장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참지 못하고 곧 도망을 치곤 했다. 닥치는대로 일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갖은 멸시와 분노뿐. 터키인 알리는 드디어 '맥도날드'에 취직을 한다. 세계적인 초거대기업인 '맥도날드'. 그곳이라면 외국인 노동자인 알리를 잘 대해주지 않을까? 이런 문구를 보니 뭔가가 다를 것 같다. "맥도날드는 여러분이 즐겁고 부담 없이 식사할 .. 더보기
아인슈타인을 질투한 오펜하이머...왜? [서평] 인류 최고이자 최악의 발명품, '원자폭탄' 이 발명은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 신의 불을 훔쳐내 인간에게 가져다 준 사건에 비견되곤 한다. 저널리스트인 카이 버드와 영문학과 미국 역사학 교수인 마틴 셔윈은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를 두고, 자신들의 저서인 (사이언스북스)에서 '미국의 프로메테우스'라고 칭하겠는가. 하물며 는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를 보고,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들은 다시 한번 올림푸스 산으로 돌격해 인간을 위해 제우스의 벼락을 가지고 돌아왔다"라고 썼다. 그 업적으로 보아, 인류의 역사가 다시금 원자폭탄의 발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여기 오펜하이머와 더불어, 원자폭탄에 깊숙이 관련된 사람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아인슈타인' 등 두 천재가 빚어낸.. 더보기
"안창호의 진면목은 고결한 신사이자 무장독립 투사" [서평] 김삼웅의 심리학에서 프레임을 두고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라 일컫는다. 사람마다 제각기 관점, 사고방식, 고정관념 등으로 다르게 해석함을 말한다. 동일한 개체를 보아도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8일 MBC 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변희재씨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5·18광주사태'라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도, 그의 프레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른 패널들은 그의 발언에 대해,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알아 들었고 결코 틀린 말은 아니나 명백한 증거와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와 몇몇 종편 채널의 근거없는 프레임으로 바라본 '5·18광주민주화운동' 논란으로, 자칫 왜곡과 왜소화가.. 더보기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바보 같은' 시스템 [서평]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 지역을 진도 9.0의 지진이 강타한다. 여러모로 현실 속 또 다른 지옥에서 헤메던 나는 그 현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그곳은 지옥 그 자체였다. 또 다른 지옥의 현장이 여기 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어디서 갑자기 날아온 정체 모를 비행기로 미국의 상징은 두 동강이 나 주저앉는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살아남아버렸다면? 나는 이 파국의 위기 앞에서 훌륭하게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흥미로라도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하는 책이 나왔다. (궁리). 책의 제목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종말과도 같은 파국의 상황에서'. 저자는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라는.. 더보기
세계 부자 1210명의 재산 2퍼센트... 빈곤 몰아낸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당신은 가난한 자들이 도움 받기를 원하지만, 나는 빈곤이 아예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문호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이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통해 가난한 자들을 그려냈으니, 본인이 가난했을 것 같지만 그는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정치에 직접 뛰어들었고, 역사의 현장으로도 직접 뛰어들었다. 세상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잘 알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자신의 현실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풍요로운 삶을 체험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요로운 삶 속에 있던 사람들은 가난한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다. 빅토르 위고가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고, (갈라파고스)의 저자 장 지글러도 .. 더보기
절망을 앞에 두고 외려 '힐링'이 되는 이유는? [지나간 책 다시읽기] 프란츠 카프카의 20세기 최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외려 노벨문학상의 가치를 의심한다는 후문이 전해지는 바, 더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 없어 보인다. 그의 작품은 100년이 지난 지금, 활짝 핀 봄꽃처럼 절정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의 삶이 최고였다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최고의 기준은 시대마다 사람마다 장소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최소한 절망적이지 않다는 기준을 세워본다면 말이다. 즉, 남들의 시선이나 생각이 아닌 스스로의 생각을 기준으로 세웠을 때 프란츠 카프카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절망의 한 가운데그는 생전 50편의 작품을 썼고, 그 보다 훨씬 많은 일기와 편지 등을 남겼다. 일기와 .. 더보기
아버지의 스크랩북을 통해 '나'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서평] 고경태 기자의 얼마 전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수많은 친척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은외고숙 할아버지(어머니의 작은고모부)도 그 중 한 분이셨다. 대찬 성격에 확고한 삶의 신조를 가진 분이셨다. 정치적 견해 또한 확고하셨다. 당신이 보수적이라는 걸 인정했고 거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셨다. 모든 걸 파괴한 전쟁을 전후해서 태어났고, 총체적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분들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너무도 당연하게 보수적인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셨다. 보수라고 하면 꽉 막혀 있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건(?)이었다. 나의 정치적 견해를 물으시며 요즘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셨다. 나는 버릇없다고 혼날지도 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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