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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여기, 황당무계하지만 환상적인 챔피언들이 있다! <위 아 더 챔피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종종 생각한다. "세상은 참 크고 넓다"라고 말이다. 그러니 별의별 사람도 다 있고, 그들은 참으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산다. "저게 어떻게 가능하지?" "저게 뭐지?"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들. 평범한 우리들에게 '진기명기'는 영원히 신기함의 대상이자 우상이자 별꼴의 대명사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테다. 여기, 자못 황당무계하고 쓸데없고 대단하고 환상적인 일을 꾸미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회를 열어 더욱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또 열광하게 하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은 그들을 가리켜 '챔피언'이라고 명명한다. 챔피언이라고 하면 운동 경기나 기술 따위에서 최종승자를 말하는데, 유래는 대신.. 더보기
권력, 사랑, 여성을 앞세운 요르고스 란티모스식 불편한 비틀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리뷰] 18세기 영국,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 해야 하는지 화친해야 하는지를 두고 국정이 둘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 중이다. 절대권력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분)은 죽 끓듯 하는 변덕을 내뿜을 뿐 국정에 이렇다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조력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여왕의 조력자 사라(레이첼 와이즈 분)는 어릴 적 앤 여왕을 구해준 후 궁전에 들어와 여왕과 우정을 나누며 비선실세로 사실상 권력의 최정점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녀의 당면한 과제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하여 사령관인 남편 말버러 공작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사라에게 친척이라며 몰락한 귀족 여인 애비게일(엠마 스톤 분)이 찾아온다. 궁전 하녀부터 시작하는 그녀, 사라 몰래 여왕의 통풍을 완화시켜줄 약초를 캐와 눈에 들고는 사라의 전.. 더보기
'개인과 시대와 역사'라는 영화의 큰 목적을 완벽히 이룬 영화 <로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알폰소 쿠아론의 1950년대 이후 컬러영화가 대중화되었다지만, 사실 최초의 컬러영화는 19세기 말경에 시작되었다. 그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은 셈. 이제는 당연한 컬러영화 시대에 종종 고개를 내미는 흑백영화는 자못 새롭게 다가온다. 눈이 호강하다 못해 피곤해지게 만드는 화려한 색감의 '요즘' 영화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왠만한 화려함에는 성에 차지 않게 된 조류의 반대적 개념이라 하겠다. 영화를 위해 흑백을 수단으로 했던가, 흑백 자체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집약적으로 들어 있던가. 최근 들어서도 1년에 한 번은 흑백영화 또는 흑백과 컬러가 교차로 나오는 명작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아니, 현대 흑백영화는 대부분 명작인 것인가. 우리나라 영화로는 등이 생각나고, 외국 영화로는.. 더보기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컬러 이야기들 <컬러의 말> [서평] 유독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검정색, 빨강색, 핑크색, 보라색, 노란색 등. 굉장히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생각으로 이들은 '무난한' 색은 아니다. 초록색, 파란색, 갈색, 회색보다는 튀는 색깔이랄까. 여하튼 색은 그 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누가 회색을 좋아한다면, '회색분자'라 하며 뚜렷하지 않은 성향으로 이도 저도 아닌 성격을 가졌다고 놀리지 않겠나. 난 어떤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진 않는다. 왠만한 모든 색에 감탄하고 좋아한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 모든 색들의 '파스텔 톤'을 좋아한다. 원색의, 진하고, 탁해보이는 느낌보다 톤이 다운되고, 흐릿하고, 힘을 뺀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색들은 보고 있기만 해도.. 더보기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아름다움 <에델과 어니스트> [리뷰] 영화 한 편으로 한 방면이나마 역사를 훑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굉장히 거시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주요 사건들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보아야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등이 생각난다. 한 시대를 고스란히 살아온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굉장히 평범하거나 굉장히 특출나다. 하지만 접근 방법은 같다. 이들 모두는 우리와 다름 없는 삶을 살았거나 우리와 함께 살았던 것이다. 우린 이 영화들을 사랑했고 이 영화의 주인공들에게 대체로 동질감을 느꼈다. 자전적 애니메이션 는 이 범주에 속하는 영화라 하겠다. 1920~60년대 영국의 지극히 평범한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영국의 20세기 초중반 40년을 훑는 작업 말이다. 우린 이 영화로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끼며 동시에 영국의 20세기 초중반.. 더보기
중국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 책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 [서평] 지난 2004년 11월 개최된 중국고도학회 회의에서 정저우가 중국 8대 고도 중 하나로 공인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대표 고도는 중국 역사상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도읍 중에서 여러 면에서 명망이 높아 공인된 도읍을 말한다. 최초 논의될 당시엔 시안, 뤄양, 카이펑, 난징, 베이징의 5대 고도였는데, 항저우와 안양 그리고 정저우가 합세했다. 이 도시들 중 뒤늦게 합세한 안양과 정저우는 고대 상(은)나라 때 도읍이다. 안양은 상나라의 도읍인 은허가 발굴된 곳이고, 정저우 또한 상나라의 도읍인 적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 내부에서는 쉬이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지만 중국 외부에서는 쉬이 인정할 수는 없는 고도들이다. (메디치미디어)는 제목에서처럼 중국 6대 고도에 얽힌 이야기들을 .. 더보기
우리에게 일제강점기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35년> [서평] 박시백의 고우영 화백의 지극한 작가주의 대하역사만화는 1970~90년대 만화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가장 이름이 드높은 듯한데, 는 그만의 독특한 해석과 개입이 돋보인다. 그 덕분에 우린 한국사와 중국사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었다. 박시백 화백은 고우영 화백 이후 끊겼던 대하역사만화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달린 이 대표적인데, 무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서술 와중에 자신만의 시선을 유지하였다. 어찌 보면, 철저한 고증과 전달이야말로 진정 견지해야 할 '시선'이 아닐지. 그가 이후 4년 여만에 들고 온 만화는 다름 아닌 (비아북)이다. 1910년 조선 왕조가 막을 내린 후 1945년까지 35년 간 이어진 일제강점.. 더보기
영화 '따위'가 주는 위대하고도 위대한 깨달음 <그을린 사랑> [오래된 리뷰] 드니 빌뇌브 감독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끼는 참혹함을 아는가? 그때만큼은 다른 어떤 영화도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적어도 그때만큼은 '이제 영화를 졸업해야 하는 건가?' 같은 황당무계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테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이 나에게 그런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일찍이 느껴보지 못한 당혹감인데, 다름 아닌 감독의 면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드니 빌뇌브는 불과 서른한 살의 나이에 첫 장편영화를 내놓는다. 전 세계적인 호평 일색. 이어 내놓은 작품들도 마찬가지. 2010년에 내놓은 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소개된다. 하나 같이 명감독의 걸작들이다. 2010년대에 는 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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