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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를 잃고 싶어 하는 보리를 응원한다 <나는보리> [신작 영화 리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하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생각의 총량은 하찮기에,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하더라도 대략이나마 보려고 노력하면 좋은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이롭다거나 도움을 준다기보다, 세상 자체를 풍요롭게 하기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 곳만 보고 살아도 빠듯한 세상살이 아닌가. 그렇다면, 내 안에서 다양성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당연히 나는 내가 살고 있고 내가 보고 느끼고 있는 세상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서 어떤 다양성 또는 다름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찾아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자신의 삶에서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의 한 갈래를 찾아내어.. 더보기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그녀가 원하는 건 뭘까. 참으로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고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흔적의 하나가 변하고자 노력한 거다. 그녀의 바람에 맞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런데 노력을 어필하려 할 때마다 그녀가 하는 말이 있었다. "변하려고 노력하지마. 오빠의 본 모습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난 그러려고 하니까. 그녀의 어떤 모습이든 다 사랑스러우니까. 물론 바꼈으면 하는 모습도 있지만, 바뀌면 더 이상 그녀는 내가 아는 그녀가 아니다. 내가 택한 그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김없이 또 다툼이 생기면 다른 말을 한다. "너무 노력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변하지 말랬다고 노력하지 말라는 건 아니잖아.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 흠... 그녀가 원하는 .. 더보기
<바람> 돌아가고 싶은 그때 그 학창시절 [오래된 리뷰] 20대 중반,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현재에 대한 불만이 겹쳐 우울증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어느 누구의 위로도 그 모든 감정들을 추스를 수는 없었다. 단지 현재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미래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니 과거로 도망치게 되었던 것 같다. 영화 에서 주인공이 갑갑하고 불편한 현실에서 도망쳐 과거로 천착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 지금은 20대 중반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당시에는 어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몇몇 시절들을 꼽아본다. 대학교 2학년 군대 가기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학교 3학년 때, 초등학교 6학년 때, 유치원 때. 그리고 우울증을 느꼈던 20대 중반의 그때. 이들 시절에는 어김없이 내 옆에 친구들이 있었다.. 더보기
<디센던트> 무언가를 잃을 때 반드시 찾아오는 그것 [오래된 리뷰] 일기장을 들춰보다가 증조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던 12살 어느 날과 마주쳤다. 일기를 읽어보니 가관도 아니다. 글 재주는 둘째 치고, 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재밌다니? 어린 나에게 집안 어른의 장례는 재밌게 다가왔나 보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친척들이 모두 다 모이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호상(好喪)이셨기 때문에,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었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첫 번째 집안 어른 장례식이다. 작년에는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몇 달 간의 투병 끝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셨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친척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좋았고, 왠지 모르게 우리 가족들 사이가 전에 없이 밀착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하염없이 우시는 어머니와 어머니 형제 분들의 모습..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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