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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90년대 로맨스 느낌 물씬 풍기는 골때리는 사랑 <낭만적 공장> [신작 영화 리뷰] 골키퍼 출신으로 보도방과 건설 현장을 전전하다가 어느 공장의 경비로 취직한 심복서, 취직하기 전에 우연히 보고 얘기도 나눈 김복희와 공장에서 재회한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라고 했던가, 그들은 조금씩 거리를 좁혀간다. 아니 복서가 일방적으로 복희를 쫓아다니는 모양새다. 복희도 그런 복서가 마냥 싫지만은 않은 것 같다. 복서는 심장이 아픈데, 골키퍼로 경기를 뛰다가 상대방의 강력한 발차기에 가슴을 정통으로 맞고 심장이 망가져 심장판막증 수술을 받았다. 축구 선수 생명이 끝난 건 물론 심장이 아픈 그를 쓰려는 데는 없었다. 그렇게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흘러들어온 곳이 공장이다. 그는 경비 선배의 한마디에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하며 또 다른 꿈을 꾼다. 복희는 마음이 아픈데, 경비 반장 황씨와.. 더보기
청춘 그리고 돈과 계급에 관한 처연한 자화상 <그 겨울, 나는> [신작 영화 리뷰]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 경학과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혜진은 몰래 동거 중이다. 정확히 말해 경학이 혜진의 집에 얹혀 산다. 둘은 언젠가 다가올 좋은 날을 위해 서로 보듬어 주니, 보기가 좋다. 청춘이라는 인생의 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순간에 상황이 역변한다. 경학의 엄마가 경학의 이름으로 2천만 원을 대출받곤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아빠는 갚을 능력이 없고 친척을 찾아가 봐도 돈이 없다고 한다. 꼼짝없이 경학이 갚아야 할 상황, 결국 그는 경찰공무원 준비를 유예하고 배달일을 하며 돈을 벌기로 한다. 한편 혜진은 원하던 관광공사에 떨어지고 중소기업에 들어간다. 처음엔 단순 노동도 해야 했지만 곧 훌륭하게 발표도 하면서 인.. 더보기
중국 영화의 새로운 '믿보' 조합, 청궈샹 감독과 저우둥위 배우 <소년시절의 너> [신작 영화 리뷰] 여배우 발굴의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발탁되어 2010년 로 화려하게 데뷔한 저우둥위, 이후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섰다. 우리에게는, 지난 2016년 이준기와 함께 열연한 로도 얼굴을 비췄지만 1년 뒤 청궈샹 감독과 함께한 로 크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쉴 새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나갔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청궈샹 감독과 함께한 로 본인 필모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를 보는 우리에게도 '인생 영화'를 경신하였다. 작년 11월 중국 현지에서 개봉하여 흥행(2019년 중국 흥행 TOP 10 안에 듦)과 비평, 파급력과 영향력 등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는 이 작품, 개인적으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코로.. 더보기
아는 여자와의 평범한 사랑, 결이 다른 코미디 영화 <아는 여자> [오래된 리뷰] 장진 감독, 자타공인 2000년대 한국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영화들을 각본, 감독, 제작하였다. 데뷔작은 아니지만, 으로 영화판에 이름을 날렸고, 로 흥행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후 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진식' 코미디 영화로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연출보다 각본에서 더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으니, 각본에만 참여한 등이 그 좋은 예이다. 그건 오히려 그런 영화들이 장진만의 연극 작가주의적 연출을 하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영화계에 진출하기 전 연극판에서 거물급 영향력을 끼친 어린 천재였는데, 영화계로 진출하면서 연극적 요소를 가감없이 거의 그대로 가져왔었던 것이다. 2010년대 와서도 오래된 자기 복제의 철 지난 영화들을 연달아 내놓아 탄.. 더보기
원조교제격 '로맨스' 아닌 '성장'의 청춘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리뷰] 17세 여고생 육상부 에이스 타치바나 아키라(코마츠 나나 분)는 아킬레스건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다. 더 이상 달리지 못하게 된 그녀는 육상부를 나와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가 재활훈련을 하는 대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타치바나가 알바를 하는 패밀리레스토랑 점장 곤도 마사미(오오이즈미 요 분)는 45세의 애 딸린 이혼남이다. 한때 소설가를 꿈꾸는 문청이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을 사는 흔한 중년이기도 하다. 그는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성실하고 악의 없는 태도로 대하지만, 직원들은 그를 중년 아저씨로 그저 '쓰레기' 취급하며 '냄새'가 난다고 멀리한다. 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딱히 분개하거나 화를 내진 않고 그저 자기를 탓할 뿐이다. 그런 곤도 점장을 타치.. 더보기
'인간 대 인간'이라는 사랑의 본질을 말하다 <번지점프를 하다> [오래된 리뷰] 1983년 여름의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서인우(이병헌 분)의 우산 속으로 젊은 여인이 달려 들어온다. 첫눈에 반한 게 분명한 인우는 왼쪽 어깨가 젖어가는 줄도 모른 채 멍한 표정이다. 그렇게 헤어지고는 매일 같이 그 자리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인우다. 다시 한 번 어느 날, 학교 교정에서 그녀를 발견한다. 국문학과 서인우와 조소과 안태희(이은주 분)의 만남이 시작된다. 급속도로 친해져 사귀게 된 그들, 여타 커플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인우가 군대를 가게 되었을 때 태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17년이 지나 인우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되었다. 가정을 꾸리고 딸까지 있는 그인데, 태희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보기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는 '사랑'이라는 이름 <오직 사랑뿐> [리뷰] 러브스토리는 인간 역사에서 만고불변의 중심축이다. 당연히 인간이 만든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진다. 심지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에서도 단연 중심이 되는 게 다름 아닌 사랑인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울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웃는,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니겠는가. 영국 최초 개봉 2년여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영화 은 사랑 하나로 모든 걸 헤쳐나가는 두 남녀의 실화를 다루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전쟁의 시대는 끝났지만 차별의 시대는 여전한 그때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가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흑인 남자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백인 여자는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는 것. 영화는 달달하지만 때론 끔찍한 사랑의 모습만으로 스크린을 채우진 않는다. 대신 .. 더보기
'로코' 장르를 개척한 감독의 감각적인 첫사랑 로맨스 <플립> [리뷰] '드디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소식이다. 영화 의 북미 개봉 7년 만에 국내 개봉(재개봉이 아니다)이 그것인데, 그동안 국내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도 꿋꿋하게 개봉을 하지 않았었다. 이유는 북미에서의 압도적인 폭망 때문일 텐데, 2010년 개봉 당시 1400만 불이라는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이고서 1/10 정도의 흥행 성적을 올렸으니, '북미 박스오피스 1위' 타이틀을 밥먹듯이 써먹는 배급사들 입장에선 들여올 이유가 없을 만도 하다. 더욱이 압도적인 지지로 이미 DVD 등으로 볼 사람은 다 봤을 거란 계산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은 이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흔히 말하는 '인생영화' 리스트에서 종종 봐왔으니. 감독 롭 라이너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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