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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난해한 우주 스릴러 <하이 라이프> [모모 큐레이터'S PICK] 아무것도 모른 채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만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여성 감독이자 북미의 대표 영화제인 뉴욕영화제의 총아라고 할 만한 클레어 드니 감독의 신작, 로버트 패틴슨과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을 맡은 도 그런 경우였다. 지난 6월말에 개봉한 도 그러했는데, 영화가 상당히 기대에 못 미쳤었다. 줄리엣 비노쉬라고 하면, 이자벨 위페르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미국 영국 여우조연상을 최초로 석권한 걸로 유명하다. 그도 그렇지만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면면을 보면 '영화 보는 눈이 탁월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로버트 패틴슨은, 그 유명한 시리즈로 2000년대 말에서 2010년대 .. 더보기
초자연적 미스터리 스릴러에의 델마 성장 이야기 <델마> [리뷰] 언 강을 장총 든 아빠와 딸이 함께 건넌다. 맞은편 숲에 도착한 그들, 아빠는 조심스레 사슴의 목숨을 노린다. 곧 죽을지 모를 사슴을 지켜보는 딸, 아빠는 사슴을 향한 총구를 돌려 딸에게 향한다. 하지만 차마 방아쇠를 당기진 못하고 사슴은 도망간다.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 사연의 총량이 결코 작아보이지 않는다. 딸 델마는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한 그녀, 갑자기 새 한 마리가 도서관 창문으로 맹렬히 날아오더니 부딪혀 떨어지고 동시에 델마는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당일 밤 뱀이 목을 조르는 꿈을 꾸고 다음 날 수영장에서 안부를 묻는 안자를 만나 페이스북 친구가 된다. 곧 친해지는 그녀들, 하지만 델마는 부모님의 전화로.. 더보기
시대와 완벽히 조우한 박찬욱의 메시지 <공동경비구역 JSA> [오래된 리뷰] 박찬욱 감독의 지난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굳게 악수를 나누며 남북은 극적인 화해 모드로 돌입한다. 이른바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때마침 나왔던 박찬욱 감독의 3번째 장편 는 시대를 대변하는 영화로 명성을 떨쳤다. 박찬욱 감독은 비로소 상업영화계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되고 남북간 화해모드가 조성된다. 특히 후자의 영향으로 1999년 등의 상업영화가 만들어져 대대적인 인기를 끈다. 의 경우 한국영화 흥행 기준을 바꾼 영화이다. 이 여세를 몰아 이듬해 나온 는 명작+상업+시대적 관심의 삼박자를 두루 갖춘 최초의 한국영화라고 해도 무방했다. 이후 적어도 상업영화에서 보여주.. 더보기
보편적인 사랑조차 포기해야 하는 청춘을 위해! <사돈의 팔촌> [리뷰] 영화는 종종 금기시된 사랑을 건드린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사랑, 이성이 아닌 동성 간의 사랑, (알고 보니) 이복형제 간의 사랑, 결혼한 이들 간의 사랑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이들 간의 사랑, 친구 엄마 또는 아빠와의 사랑, 죽은 이와의 사랑까지. 이밖에도 수많은 금기된 사랑들이 있을 것이다. 억지로라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이니, 사랑은 참 하기 힘든 것 같다. 영화 은 금기시된, 아니 금지된 사랑을 다룬다. 친척이지만 남이나 다름 없는 관계를 뜻하는 '사돈의 팔촌'은, 주인공들이 원하는 그들 간의 관계이다. 그들은 사돈의 팔촌이 아니라 사촌 사이이기 때문이다. '사촌 간의 사랑', 많은 금지된 사랑이 조금씩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있음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랑이다. 서정적이고 감정이 풍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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