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대

혈육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들여다보니... [신작 영화 리뷰] 작은 극단에서 연극과 잡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수연, 그녀는 밥을 깨작대며 잘 먹지 않고 먹어도 토하기 일쑤다. 거식증이다. 그리고 우울해 보인다. 사연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할머니가 전세를 들어 사는 집이 철거되니 와서 집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할머니 영순은 요양병원에 있다고 했다. 수연은 마지못해 통영으로 향한다. 영순은 작가다. 정확히 말해 소설가다. '딸'을 소재로 한 소설이 꽤 히트쳐서 잘 나갔고 덕분에 지금도 대접받고 있는 듯하다. 수연은 영순의 집에 들렀다가 병원으로 향한다. 7년 만에 조우한 할머니와 손녀, 하지만 그들 사이엔 반가움이나 애틋함은커녕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 으르렁거림만 있을 뿐이다. 그들 .. 더보기
그는 왜 아버지를 죽일 수밖에 없었나? <나는 아버지를 죽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9년 6월 3일 새벽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의 어느 주택가, 911로 신고 전화가 들어오더니 자기가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였다는 게 아닌가. 이름은 앤서니 템플릿이고 남자이며 17살이라고 했고, 아버지는 53세의 버트 템플릿이라고 했다. 곧바로 경찰이 충돌했고 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앤서니는 무덤덤하게 잡혀 갔다. 본격적으로 앤서니를 신문하기 시작한 경찰,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차분했다. (아버지를 제 손으로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으니 하루이틀 뒤면 풀려날 줄 알았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 사건 뒤에 뭔가 큰 게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이 자못 들지만, 앤서니라는 애가 사이코패스 아니면 잘사는 집 아들내미가 미친 거라고밖에 생각할.. 더보기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을 향한 드넓고 깊은 인간의 죄... <동물들의 인간 심판> [서평] 어렸을 때 집에는 놀 만한 게 없었다. 엄마가 직접 나와 저녁 먹으라고 부르실 때까지 밖에서 놀았다. 친구들과 놀 건 정말 많았는데, 우리집에서 조금만 가면 얕은 산을 낀 공원이 있어 그곳에 자주 갔다. 그러곤 매미, 잠자리, 사마귀, 메뚜기, 개미 등의 곤충을 잡았고, 잡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저 죽어가는 곤충이 있는 반면 잡아 괴롭히는 데 온 정성을 쏟는 곤충이 있었다. 그 행위는 우리들에겐 흔한 놀이였고, 어른들에겐 자연 학습이었다. 그때보다 훨씬 자연과 덜 친숙한 지금, 모르긴 몰라도 그런 경향은 더 심해졌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그건 그 무엇보다 학습적인 놀이이다. 물론 그 곤충의 입장에서 생각할 이유나 여지 따위는 없다. 그러나, 그 곤충은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 더보기
아이를 살리는 위대한 한 마디, "너는 착한 아이야" <너는 착한 아이> [리뷰]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는 게 있다.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다.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거니와 버림받을 수 있다는 믿음의 바탕에서 생성되었다. 부모에 의해 엄격한 집안 교육이 원인이다. 타인의 눈치만 볼 뿐 정작 내면을 살피지 못하기에 우울해지기 쉽다. '착한 아이'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착하다'라는 명제가 맞을 것이다. 아이는 모두 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굳이 '착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아이들에게는 뭘 하든 착하다는 걸 깨우쳐줘야 한다. 잘못을 하든, 실수를 하든, 울든, 넘어지든, 싸우든 아이는 아이이기..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