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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대만 여성의 삶 <고독의 맛>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대만 타이난,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유명한 음식점의 사장 린쇼잉의 칠순 잔치가 열린다. 남동생 가족과 세 딸, 사위와 손녀가 모인다. 물론 손님들도 많이 찾아 그녀를 축하해 준다. 그런데, 정작 그녀의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그녀의 남편 천보창은 하필 그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것이다. 알고 보니 보창은 불교에 귀의해 차이라는 여인과 타이베이에서 살고 있었다. 남편의 죽음 따위에 자신의 칠순 잔치를 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쇼잉은 행사를 강행한 후 장례식을 준비한다. 열흘 동안 음식점 문을 닫고 일가족이 모여 천보창의 장례식을 준비하는데, 세 딸과 손녀가 제각기 다른 성격과 인생사를 펼쳐놓는다. 첫째 딸은 아빠와 비슷한 성향을 지녔기로서니 결혼 후에도 계속.. 더보기
세상에 홀로 남게 된 열여섯 살 소녀의 성장물 <히치하이크> [모모 큐레이터'S PICK] 열여섯 정애(노정의 분)와 효정(김고은 분)은 무작정 길을 떠난다. 정애는 집 나간 엄마를, 효정은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를 찾으려 한다. 먼저 효정의 친아빠를 찾으러 서울에서 강화로 간 그들, 하지만 이름과 주소만으로는 찾기가 요원하다.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았지만 헛탕을 치고 밤 늦게 히치하이크에 성공해 서울로 향한다. 뭔가 이상하다, 인신매매인가? 무작정 도망치고 결국엔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출된다. 그런데 담당 경찰 이름이 현웅(박희순 분)이다. 효정이 찾는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와 똑같은 이름, 사는 곳도 비슷하니 정애는 확신한다. 반면 효정은 반신반의, 대면대면. 사실 효정은 얼마 후 새아빠가 생길 예정이다. 반면, 정애는 아빠가 많이 아프다. 더군다나 아빠는 .. 더보기
열심히 일하고 또 일했다... 남는 게 뭐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리뷰] 다들 아는 사실일 테지만 새삼스럽게 언급하길, 우리나라 평균 노동 시간은 세계 1, 2위를 다툰다. 현재의 선진국들이 50~70년대 그야말로 한창 경쟁적으로 발전할 시기에 일했던 시간보다 많다고 한다. OECD 국가들 대부분이 90년대가 되면서 노동 시간을 크게 줄였는데 우리나라는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성실한 나라'가 아닌가. 엄밀히 말해서 나라가 성실한 게 아니고 나라를 구성하는 이들이 성실하다. '성실'이라는 덕목의 위상이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실은 기본 덕목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모든 사람에 해당한다. 여유 따위는 배제한 채 정말 열심히 일을 한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보다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서이다. 여유를 버리고 열심히 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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