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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치명적인 저출산 시대, 인공 자궁 '팟'이 해결할 수 있을까? [신작 영화 리뷰] 레이철과 앨비는 아직 아이가 없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낳을 예정인데 여의치가 않다. 레이철이 거대 테크회사 페가수스에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다시피 하는 반면 앨비는 주로 집에 있으면서 식물학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를 기르기 이전에 레이철이 임신하는 것 자체가 그녀의 커리어와 가정의 생계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때 레이철 그리고 앨비에게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일을 잘해 승진 대상자가 되며 회사가 인수한 자궁 센터에서 알 모양의 인공 자궁 '팟'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기가 꽉 차서 자리가 나지 않고 있다가 드디어 자리가 났고 바로 예약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식물학자로서 자연주의자이기도 한 앨비는 아내의 인공적인 임신을 반대한다. .. 더보기
한때 뿌리내렸던 그곳이 사라질 때 <봉명주공> [신작 영화 리뷰] 1973년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반포주공아파트'라는 한국 최초의 주공아파트 대단지를 지은 후 전국적으로 주공아파트가 무수히 지어졌다. 고로 1980년대까지 지어진 주공아파트를 '1세대 주공아파트'라고 명명할 수 있겠는데, 서울을 비롯해 여전히 전국적으로 상당히 남아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봉명주공' 1, 2단지도 전국의 수많은 주공아파트 중 하나로, 각각 1983년과 1985년에 지어져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2022년 6월 현재 1단지는 철거가 완료되어 '청주 SK뷰 자이'로 재건축될 예정이고 2단지는 재건축 계획만 잡혀 있는 상태다. 사라져 갈 운명의 아파트, 아파트를 터전으로 살아온 이들의 운명은 어디를 향할까. 다.. 더보기
한 차원 높은, 기사의 무용담 만들기 여정에 동참하라! <그린나이트> [신작 영화 리뷰] 크리스마스 이브, 가웨인은 성 밖의 여자친구 집에서 눈을 뜬다. 성 안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만난 후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모인 연회에 참여한다. 그는 왕의 조카였고, 어머니는 왕의 여동생이었다. 여동생이 연회에 참여하지 않자 왕은 그 자리에 가웨인을 앉힌다. 왕과 왕비는 연회를 시작하기 전에 가웨인에게 그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하는데 가웨인에겐 들려줄 만한 이야기가 없었다. 대신 왕은 연회에 참여한 기사들에게 위대한 전설의 이야기를 들려줄 걸 요청한다. 한편, 가웨인의 어머니는 주술 마법을 준비해 '그린나이트'를 연회에 출몰시킨다. 왕은 그의 제안을 들어보기로 하는데, 그의 제안은 간단하고도 엄청났다. 누구든 앞으로 나와 무기를 들고 그와 맞서 싸워 그에게 흠집이라도 내면, .. 더보기
미미하지만 경이로운 '인간'과 '우주'의 연결을 찬란한 작화로 표현한 수작 <해수의 아이> [신작 영화 리뷰] 포구 마을에 사는 소녀 루카, 핸드볼 동아리에 속한 그녀는 기대하던 방학 첫날 훈련 도중 선배를 팔꿈치로 가격해 팀에서 제외된다. 사실, 선배가 먼저 그녀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지만... 선생님도 동료들도 그녀를 믿어 주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외로운 루카, 술캔이 수북한 집에 엄마가 있지만 그녀를 반겨 주지 못한다. 루카는 마음을 달래려 어릴적 추억이 깃든 도쿄의 수족관으로 향한다. 그곳엔 아빠도 있었다. 수족관 관계자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루카는 그곳에서 특별하고 신비한 바다 소년 우미(바다)를 만난다. 그는 필리핀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는데, 당시 바닷속에서 듀공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그에겐 형 소라(하늘)도 있는데, 그들은 지금은 루카의 아빠가 일하는 수족관에서 임시로 지내고.. 더보기
경이로운 야생동물 '문어'와의 특별한 교감이 선물하는 감동! <나의 문어 선생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 케이프 주, 남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아프리카 끝자락 해변가에 영화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기거한다. 그곳은 '폭풍의 곶' 또는 '희망봉'으로 유명한데, 포스터의 어린 시절은 그곳의 기억으로 점철되어 있다. 바다 그리고 물과 친숙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특히 다시마숲에서의 생활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하지만, 커서는 그 생활과 멀어졌다.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며 처음에는 덤덤하게 지내다가 20년 전 아프리카 남서쪽 칼라하리 사막에서 심경의 변화를 느낀다. 최고의 사냥꾼들을 촬영하며, 그들이 자연과 치밀하게 공조하며 자연의 경이롭고 미묘한 징후를 포착하는 모습을 지켜 보게 된 것이다. 자연 안에서 사는 놀라운 광경, 이후 2년간 힘들어하고, 근본적인.. 더보기
고흐라는 인간의 내면과 고흐가 바라보는 자연의 세계 <고흐, 영원의 문에서> [모모 큐레이터'S PICK] 줄리안 슈나벨 감독, 미술 학도들에겐 유명한 미술가로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세간에선 미국 신표현주의 운동을 이끌며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 더불어 미국 현대미술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다. 즉, 전 세계 미술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미술가라는 얘기다. 그건 그가 감독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다. 1996년 로 영화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20년 넘게 4편의 극작품만을 내놓았다. 하나같이 '좋은' 작품이었음은 분명한대, 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대상을 수상했고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로 칸영화제 감독상과 골든글로브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연출한 두 작품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더보기
세계를 이루는 또 다른 무엇들... 현실이 된 동심 <이웃집 토토로> [리뷰] 아내가 아직 여자친구였을 때, 그러니까 20대 중반쯤 아내가 몇 번인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스무 살 때까진 동물과 얘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훨씬 어렸을 때는 남들 눈엔 안 보이는 걸 볼 수도 있었다고 한다. 난 어렸을 때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뜻하는 바를 느끼게 된다. 때론 귀여운 느낌으로, 때론 뼈저리게. 동심을 느낄 때면 행복에 졌지만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그때를 생각하면 슬프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비단 나나 아내뿐만은 아닐 테다. 만화의 천국 일본에서도 굴지의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사실적 판타지를 선사한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래했나 보다. 50세에 가까운 나이, 1988년에 같은 작품을 내.. 더보기
<모노노케 히메>를 통해 본 에코니즘 [기획] 로 환경을 생각해보다 북쪽과 동쪽 사이의 어디쯤 에미시 일족이 사는 마을에 재앙신이 출물한다. 차기 족장 '아시타카'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활을 날려 물리치지만 오른팔에 재앙신의 각인이 새겨져 죽을 운명에 처한다. 마을의 무녀 히이님으로부터 서쪽에서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재앙신의 출몰도 그곳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말을 듣고 아시타카는 서쪽으로 여정을 떠난다. 중간에 만나게 된 지코보, 그는 지코보에게 사정을 털어놓는데 지코보는 그에게 서쪽 끝에 있는 '사슴신'과 신들의 숲 이야기를 해준다. 한편, 타타라바 마을은 '에보시'의 탁월한 지도 아래 여자들은 철을 생산하고 남자들은 그 철로 쌀을 거래해 오는 등의 체계로 작지만 탄탄하게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안정되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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