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소설 읽기] <무진기행>


<무진기행> 표지 ⓒ민음사


주인공 윤회중은 서울의 복잡한 일을 피해 고향 '무진'을 찾는다. 배경 좋고 돈 많은 부인과 제약회사 사장인 장인, 그 회사에서 전무 승진을 위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귀찮고 복잡하고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을 피해서였다. 속물 근성이 판을 치는 속세를 떠나 잠시 머리를 식히러 왔다고 하면 맞을 것이다. 


무진은 윤회중이 나이가 든 뒤로 몇 차례 찾았던 곳이다. 서울에서의 실패로부터 도망쳐야 할 때나 새출발이 필요할 때였다. 그렇지만 무진이라고 하면, 윤회중은 어둡던 청년 시절이 생각나곤 했다. 긴장이 풀리고 느슨해지지만 말이다. 


여행으로 전근대와 근대의 대립을 느끼고 성장을 한다


누구나의 고향이 다 그럴까.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나의 고향은 무진과 비슷하다. 30년 가까이 지낸 그곳은 높디높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무진의 안개처럼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던 것이다. 그곳에 가면 왠지 긴장이 풀리고 느슨해지곤 했는데, 오히려 윤회중이 무진에서 그랬던 것처럼 더러운 옷차림과 누런 얼굴로 방에 처박혀 있곤 했다. 그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고 내 동생 또한 그러했다. 


김승옥의 대표작이자 1960년대의 대표작인 <무진기행>은 여러 형태로 읽힌다. 무진을 다녀오는 여행 소설, 짧은 여행임에도 성장을 경험하는 성장 소설, 전근대와 근대가 각축을 벌이는 역사 소설로 말이다. 이들은 얽히고설켜 맞물려 있다. 여행으로 전근대와 근대의 대립을 느끼고 성장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윤회중은 끊임없이 서울과 무진의 대립되는 이미지를 상기한다. 서울의 도시, 햇빛, 현재, 근대가 무진의 시골, 안개, 과거, 전근대와 대립한다. 그 대립의 향연 안에서 그는 고민하고 갈등한다.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결국 그는 무진을 떠나 서울로 가면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속세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을 깨닫은 것이다. 성장을 했다. 


주인공 윤회중의 과거, 현재, 그리고 지금


그가 무진에서 만나는 박, 조, 하인숙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또 다른 그다. 중학교 후배이자 모교 국어교사로 있는 박은 과거의 그다. 순수하고 진지하지만 가난하고 비현실적이다. '무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창이자 세무서장으로 있는 조는 그의 현재다. 지극히 세속적이고 출세지향적이다. '서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인숙은 조금 특별하다. 그녀는 서울에서 음대를 나와 박과 같은 중학교 교사로 있다. 성악을 공부해 졸업 연주회 때 '나비부인'의 <어떤 개인 날>을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흔한 유행가 <목포의 눈물>이다. 그녀가 부르는 <목포의 눈물>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양식의 노래였다. '서울'과 '무진' 사이 어딘가겠다. 그가 처한 지금의 상황과 가장 맞닿아 있는 인물이다. 


"그 양식은 유행가가 내용으로 한느 청승맞음과는 다른, 좀 더 무자비한 청승맞음을 포함하고 있었고 <어떤 개인 날>의 그 절규보다도 훨씬 높은 옥타브의 절규를 포함하고 있었고, 그 양식에는 머리를 풀어헤친 광녀의 냉소가 스며 있었고 무엇보다도 시체가 썩어 가는 듯한 무진의 그 냄새가 스며 있었다." (본문 46쪽 중에서)


도망치더라도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이 소설은 방황하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존재를 그렸다. 현실은 서울로 대변되는 것들이고 이상은 무진으로 대변되는 것들인데, 문제는 무진이 마냥 이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전근대와 근대의 대립으로 나타난다. 자본주의의 대두로 근대가 출현해 많은 사람들이 축복을 받지만 자신을 돌아보며 근대, 즉 속세를 버리는 이도 있다. 윤회중은 버리지는 못하고 가끔 도망만 치는 겁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도망치는 무진은 그에게 어두운 과거를 상기시키고 우울하게 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기까지 하는 것이다. 어느 곳에도 적을 둘 수 없고 어느 곳에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그렇게 보면 이 소설은 반(反)근대를 내세운 것 같지 않다. 얼핏 봤을 땐 그렇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근대와 근대의 대립에서 방황하는 이를 그리며 오히려 근대 쪽으로 더 기울어졌으면 기울어졌지 반근대는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근대 쪽으로 기울어지는 자신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걸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윤회중은 하인숙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나 보다. 자기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그럼에도 그는 하인숙을 구출해줄 수도 구원해줄 수도 없다. 부끄러운 그곳으로 돌아가 혼란스럽지도 어둡지도 않은 일상을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나라고 해도 돌아왔음직하다. 그러면서 또 그곳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반복과 후회와 성장. 이 루틴은 아마도 평생 계속되지 않을까. 그때마다 최소한 '부끄러움'은 느끼는, 그런 삶이길 바랄 뿐이다. 그것마저도 안 되면 내가 정말 싫어질 것 같다. 이 불안의 줄타기를 계속하는 게 가능할까?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때그때 잘 이겨내는 수밖에. 


<무진기행>(민음사)의 여러 단편 중 '무진기행' 한 편에 대한 서평입니다. 

앞으로도 '한국 대표 소설 읽기'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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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표지 ⓒ책미래


족히 10년은 된 듯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얻어 호주를 1년 다녀왔다. 열심히 일하고 영어를 공부한 다음, 열심히 놀려고 했다. 그 모든 게 다 내 평생 다시 없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호주에 온 다음 날, 하늘에 뜬 비행기를 보고 집에 가고 싶었다. 도착하자마자 적응도 채 하지 못한 채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론 두려웠던 것 같다. 낯선 땅이 아닌, 낯선 자유가. 


큰 기억 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설픈 느낌만 남았을 뿐이었다. 자유인지 고독인지 모를 이상한 느낌이었다. 2년 뒤 다시 외국에 나갔다. 이번엔 중국으로, 많은 이들과 함께. 오히려 그곳에서 자유 비슷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왜 한국인들과 함께 있는데 자유를 느끼는 것인가. 그것도 자유는 아니었나? 


생각해보니, 나에게 자유는 고독과 다름 아니었던 것 같다. 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나에겐 자유보다 울타리 안에서의 안정이 더 맞다. 장소가 아닌 사람이 중요한 거라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그래서 자유를 알고 자유를 외치고 자유를 만끽할 줄 아는 사람이 부럽다.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이하 '몰타')는 내가 참으로 먼 이야기지만, 정녕 부러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나라에 가서 살 생각을 하다니. 그곳에서 자유롭게 사는 걸 그렇게도 즐길 수 있는지. 나라면 못할 거다. 


아무도 모르는 세계 최고의 파라다이스 '몰타'


하루에 한 번은 되뇐다. 벗어나고 싶다고. 돈 많이 모아서 나중에 세계 여행을 떠날 거라고. 동시에 드는 생각은,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20대 때 여기저기 다녀왔으면 된 거 아니냐고 자문하면서. <몰타>의 저자가 나랑 다른 건, 후자의 생각을 애써 무시했든 점점 줄여나갔든 전자의 생각을 선택했다는 거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처지임에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자신을 잘 알고 자신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고민을 해본 게 아닌가 싶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생각하자고. 


그렇게 선택한 게 '몰타'라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이름이나 위치를 나름 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몰타는 잘 알지 못했다. 이름만 어설프게 들어 보았을 뿐, 나라의 위치도 동남아시아 쪽으로 알고 있었고 나라가 아닌 조그마한 휴양 도시 쯤으로 잘 못 알고 있었다. 몰타는 유럽의 이탈리아 남쪽 지중해상에 위치한 섬나라로, 나라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유명한 곳이다. 연영방에 속하는 나라라서 영어가 주요 언어 중 하나이다. 저자가 몰타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인데, 저렴한 물가에 영어공부를 하며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몰타라서 그럴 수 있었던 건지, 저자가 그런 사람이라서 그럴 수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아마 몰타와 저자이기 때문이라서 그럴 수 있었던 거겠지. 저자는 몰타라는 파라다이스를 제대로 만끽한다. 기가 막힌 자연과 문화유산이 선사한 선물에 술과 파티가 빠져선 안 되겠지. 그리고 스페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시에스타(낮잠 시간)가 몰타에도 있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람이다. 내가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던 '좋은 장소보다 좋은 사람'. 몰타에는 '좋은 분위기'도 만연해 있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장소와 사람과 분위기가 일체 되어야 하겠는데, 이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다른 두 개 또한 존속하기 힘들다. 저자는 운이 좋은 건가? 나는 운이 나쁜 거고? 나도 나름 좋은 장소의 좋은 분위기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도?


'나'를 위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저자가 중요시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몰타라는 파라다이스를 제일 중요시 했을까? 그곳에서 만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중요시 했을까? 파라다이스에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린 그 시간과 분위기를 중요시 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것들도 중요시 했지만, 정작 그가 중요시 했던 건 다름 아닌 '자신'이었던 것 같다. 나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나를 찾기 위해 간 여행이었으니까. 내가 그곳에 있다는 거, 내가 그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거, 내가 그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게 중요한 거다. 


전 세계의 누군가는 한국이 평생 잊지 못할 자유와 청춘의 중요 기착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장소가 그렇게 중요할까? 아니다. 1순위는 아니다. 다만 '몰타'라는 곳은 특별할 수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통상적으로 '아무도 모른다'고 할 수 있을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가고자 하는 곳은 다른 사람에 눈에 비치는 내가 아닌 그냥 나일 수 있게 해주지 못하는 데 반해, 이런 곳은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책에 소개된 저자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은 몰타가 아니더라도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해봤을 것 같은 일들이다. 그래서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것보단 저자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접하는 게 더 중요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몰타 같은 파라다이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곳이 아니어도 나쁠 건 없다. 어딜 가든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의 생각을 잘 알아, '나'를 위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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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휴가를 위한 책 5]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난주 7월 말과 이번주 8월 초에 여름 휴가를 많이 다녀오실 테지요. 2주 정도 전에 포스팅을 했어야 했는데 늦어졌습니다. 그래도 휴가를 조금 늦게 가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남들 다 가는 성수기에는 아무래도 비싸고 사람도 많잖아요? 무엇보다 올해는 유난히 더워서 오히려 그 더위를 피해서 휴가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각설하고 이제 휴가를 떠날 분들을 위해 책 몇 권을 준비해 봤습니다. 물론 여름 휴가를 다녀왔거나 못 가는 분들께도 여름 나기에 유용할 책이 될 거예요. 그래서 그에 맞게 나름의 기준을 세워봤습니다. 속도감 있게 빨리 읽혀야 되고, 유쾌상쾌통쾌하거나 여름 더위를 날려버릴 정도로 재밌어야 하겠지요. 머리 싸매지 않게 어려운 책이면 안 되겠습니다. 더우니까 너무 가슴을 따뜻하게 하거나 열불(?)나게 하거나 어떤 열정에 불타오르게 해도 안 됩니다. 한마디로 '킬링 타임'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단, 작품성만은 좋아야 하겠습니다. 흠... 쓰고 보니 선정하는 게 만만치 않겠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특별하게 저도 아직 읽지 않은 책들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입소문이 좋고 인기도 좋고 많이 찾는 대중적인 책들이요. 저야말로 이 책들을 이번 여름 휴가 때 한번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웬만하면 2015년에 출간된 책들을 선정하고자 했고요. 분야가 겹치지 않게 총 5권을 선정해 봤습니다. 한번 훑어보시죠~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분야: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우리나라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입니다. 

속도감, 문장력과 구성력, 흡인력, 복선과 반전을 두루 갖춘 소설이라고 하네요. 

오쿠다 히데오가 처음 선보이는 서스펜스 스타일로, 두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에요. 

그녀들은 남편의 폭력에 대항해서 '남편 실종 계획'을 세워 남편을 살해하여 실종으로 처리하려 합니다. 

하지만 과연 잘 될까요? 마지막 한 줄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는 소문!




씨네 21

씨네 21 편집부 엮음

(분야: 잡지)



올해 20주년을 맞이했죠? 영화 잡지 부분에서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 <씨네 21>입니다. 

휴가에서 책 읽는 게 말처럼 쉽지 않죠. 요즘엔 태블릿 pc 챙겨가서 영화, 드라마, 예능 많이 봅니다. 

그래도 읽을 거리가 없으면 섭섭해요~ 참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땐 단연 영화 잡지죠! 읽을 거리와 볼 거리를 두루 챙길 수 있어요^^

비싸지 않고 얇고 재밌고. 모르긴 몰라도 휴가를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거라 생각해요~




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

(분야: 만화)



전통적으로 휴가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만화'죠! 최고입니다ㅋ

그런데 요즘엔 웹툰이 있어서 굳이 만화책을 가져가진 않는 것 같아요. 

참 편리하죠. 웬만한 웹툰이 퀄리티가 높아 재미와 감동을 보장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 작품 앞에서는 쉽게 명암을 내밀진 못하겠죠?

<심야식당>입니다. 얼마 전 영화로도 개봉했고, 한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을 정도로 

한일 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아시아 베스트셀러라고 하네요. 

자그마치 14권까지 나왔는데, 부담스러우시다면 몇 권만 보아도 좋습니다~ 옴니버스식이니까요!

해가 떨어지고 돌아와 편안하게 한 편 한 편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이용한 지음

(분야: 에세이)



제목이 특이하고 귀엽죠? 뭔가 고양이스러워요ㅋ 

요즘 들어 고양이를 정말 키우고 싶어지네요.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일단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게 막 엔돌핀이 돌지요~ 저 표지에 나온 고양이들을 보세요! 꺅!

예상하셨다시피 이 책에는 다양한 고양이들이 페이지마다 나옵니다. 한없이 예쁜 고양이들이죠. 

더 이상 무슨 힐링이 필요하겠습니까? 이 아이들만 보고 있으면 되지요~

(고양이들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죄송합니다.)




잠시멈춤, 세계여행

오빛나 지음, 배용연 사진

(분야: 여행)



여행을 왔는데 무슨 여행 책이냐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여행 와서 여행 책을 보면 그 재미가 2배 이상이 되지 않을까요!

가진 자(?)의 여유도 부려보고요~ 다음 여행도 생각해 보고요~

그렇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세계 여행'이기 때문이죠. 

다른 누구와도 아닌 부부가 함께 아시아에서 남미까지 636일 간 52개국을 여행했다고 해요. 

정말 정말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가고 싶어요. 63일 간 5개국이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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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읽기] <조선, 1894년 여름>


<조선, 1894년 여름> 표지 ⓒ책과함께

19세기 중반, 조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한마디로 말해 세상물정 모르는 청맹과니에 지나지 않았다. 개방이든 패쇄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마 당시의 기득권층들은 이와 같은 세상물정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백성들의 눈과 귀를 막고 싶었을 뿐. 


<조선, 1894년 여름>(책과함께)를 통해 120년 전 조선으로 가보자. 우리나라의 시선이 아닌 외부인, 서양의 시선이다. 책의 저자는 오스트리아인이다. 부제도 그에 걸맞게 '오스트리아인 헤세 바르텍의 여행기'이다. 저자는 위대하거나 유명한 사람이라도 될까? 글쎄, 작가이자 여행가라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그가 조선을 다녀가서 이 책을 내기 전까지는 조선에 관한 책들은 직접 방문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보고를 읽고 책을 썼기 때문에, 조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조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먼저 1894년에 조선의 상황부터 간략히 집고 넘어가야겠다. 저자가 조선 땅을 밟은 1894년에는 공교롭게도 새해 벽두부터 거대한 사건이 터진다. 1월에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 12월까지 계속된 것이다. 민비와 흥선대원군, 그리고 고종의 삼각관계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외세의 손길은 국내 깊숙이 들어와 있을 때였다.


그 뿐인가? 6월에는 제1차 갑오개혁이 실시되고, 앞의 두 사건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제 전쟁인 청일전쟁이 8월에 터지기에 이른다. 한마디로 격랑의 1894년이었던 것이다. 역시나 저자의 조선 국토 남북 종단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개인적인 관찰이 이루어질 수 없는 곳에 대해서는 조선 주재 외교관과 관료, 상인, 선교사는 물론이고 조선인에게서도 정보를 얻어들었다. 조선의 왕과 대신들의 정책과 사법 진행, 그리고 궁궐과 백성들의 생활과 풍속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조선 정부의 연도별 신문 간행본은 새롭고 유익한 정보의 보고 였다."(본문 중에서)


실제 관찰과 현지 자료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조선의 문서를 번역한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 되니, 번역자와 감수자께서 많은 수고를 하셨음이 자명하다. 


저자는 세계 일주를 하던 중이었다. 1894년 여름까지 일본에 있던 저자는 위험을 무릎 쓰고 조선으로의 여행을 시도한다. 부산으로 들어온 저자에게 "항구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괜찮고 더 예쁘며 친근해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한국 사람이 나에게 실망으로 다가왔다. 저자도 겉모습을 보고 괜찮고 예쁘다고 했을 뿐, 그 속사정을 아는 사람에겐 실망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한마디 해주는 걸 잊지 않는다. 


"여행자가 보게 되는 부산은 조선이 아니라 철저하게 일본의 항구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이웃 쓰시마와 규슈에서 건너온 5천 명 가량의 갸름한 눈을 가진 작은 키의 남자와 여자들이 거주하고 있다"(본문 중에서)


"조선 땅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알기 위해 이 나라를 찾은 여행자에게 부산은 엄청난 실망을 안겨준다. 그 이유는 조선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가 조선의 영토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선과 아무런 연관도 찾아볼 수 없는 철저한 일본 도시이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당시의 부산은 거의 일본의 소유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부산을 떠나 수도 서울을 방문한 저자. 그는 서울의 모습에 엄청난 실망을 했는지, 몇 페이지에 걸쳐 묘사와 감탄, 실망을 하고 있다. 한 번 들여다보자. 


"수도라! 나는 그곳에서 15분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중략) 도시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중략) 내 눈에는 시나이 반도의 호렙 산처럼 보이는, 황량하게 하늘로 솟은 바위들 사이에 있는 것은 아닐 텐데?"(본문 중에서)


실망한 만큼 구석구석 돌아보고 각종 자료와 함께 요목조목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 중에는 1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기에 이처럼 옛모습을 보고 신기해 하며 지금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자는 여행가답게 기본적인 지리에 관한 서술을 정확하게 함과 더불어, 거의 취재에 가까운 조선 문화 답사를 한다. 걔 중에 흥미로운 몇몇 파트를 뽑아보자면, '조선인의 오락', '(조선) 여성들의 삶', '조선의 독특한 점들' 등이다. 이를 간략히 살펴보자. 


"조선인들은 음악과 카드놀이, 야외 놀이, 권투, 씨름, 연날리기, 활쏘기 등을 열정적으로 좋아한다. (중략)음악적 관점에서 볼 때 조선인은 중국인보다 훨씬 앞서 있고, 20년 전 일본인의 상황보다 나은 것처럼 보인다."(본문 중에서)


비록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는 양국에 밀릴지 몰라도 문화적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많이 앞서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문화의 가치가 다른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었기에, 조선은 후진국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기에, 지금 우리는 문화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다. 


위에서 언급한 파트에 속하지 않는, 아마도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 제일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소개해본다. 책에는 '조선의 세계 지도'라는 제목으로 둥그런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약간 웃기고 기괴한 명칭을 뽑아 보았다. '날개 달린' 혹은 '깃털 달린'(남아프리카), '뻣뻣한 털이 난 회색의'(아메리카의 회색 곰이 사는 지역), '검은 발'(북아메리카 인디언), '커다란 북쪽'(러시아), '중화'(중국) 등이다. '중화'라고 표시한 중국 정도를 제외하고는 죄다 이런 식이다. 이 지도를 실제로 백성들이 즐겨 썼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 당시 조선의 세계를 보는 눈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을 옮긴다.


"위에서 언급한 교역 상황은 이 나라의 규모로 볼 때 아주 형편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전혀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오늘날의 교역이 단 10년간의 결과라는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조선은 최근의 전쟁을 통해 이제 잠에서 깨어났다. 동아시아 열강들 사이의 경쟁심이 이 아름답고 부유한 나라가 앞으로 발전해나가는 데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본문 중에서)


저자의 생각을 읽어보니, 아마도 우리나라의 위치가 이곳이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국의 반열에 올랐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다녀간 후로 더욱더 가열찬 열강들의 방해가 있었던 조선. 보잘 것 없었던 조선의 지금은 결코 그렇지 않다. 조선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저자의 안목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조선땅을 저자가 다시 밟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자신의 안목에 감탄을 금치 못하지 않을까.


같이 읽으면 좋은 책[책의 뒷날개에 언급]

·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 - 을사조약 전야 대한제국 여행기

(아손 그렙스트 지음, 김상열 옮김, 2005년 1월)

·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2006년 2월) 

·독일인 겐테가 본 신선한 나라 조선, 1901 

(지그프리트 겐테 지음, 권영경 옮김,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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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이드웨이>

 

영화 <사이드웨이> ⓒ폭스서치라이트


살다보면 숱한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절망하고 아파하곤 한다. 그럴 때면 주위에서 여행을 가보라고 한다. 쳇바퀴 돌 듯 계속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일종의 일탈을 선물해보라는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일탈 뒤에 밀려올 또 다시 시작되는 일상에의 압박, 여행이 아니라 도망을 치고 있는 것 같다는 죄책감 등.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를 위로하기 위한 여행, 내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여행 등. 이런 여행이라면 슬쩍 끼어서 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영화 <사이드웨이>의 주인공 마일즈(폴 지아마티 분)20년 친구인 잭(토마스 헤이든 처치)의 총각파티를 이유로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사실 그도 많이 지쳐있던 상태. 친구를 빌미로 삼아, 친구를 여행의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우며 자신의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달콤 쌉싸름한 와인과 함께 하는 여행

 

특별할 것 없는 외모, 보통보다 작은 것 같은 키,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하는 머리, 무료하기 짝이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영어교사를 가지고 있는 남자 마일즈이다. 그에겐 누구보다 자신 있는 취미인 와인과 누구한테고 자랑하고 싶지만 이뤄지지 않는 특기인 소설이 있다. 왠지 취미와 특기가 바뀐 것 같다. 그의 인생도 이번 여행에서 바뀔 수 있을까? 친구인 잭, 그리고 와인과 함께 하는 이 여행에서.

 

반면 잭은 내주 토요일에 결혼식을 앞두고 일요일에 마일즈와 함께 와인여행을 표방한 총각파티 여행을 떠난다. 그에게 이번 여행은 총각의 마지막을 불사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에서 총각파티라하면 저질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행오버> 시리즈를 생각하면 되겠다. 한물 간 배우이자 지금은 광고로 먹고 사는 잭. 그는 스스로가 말하길 본능 없으면 시체인 사람이다.


영화 <사이드웨이>. 마일즈와 잭, 잭의 와인여행을 표방한 총각파티 여행을 떠나다. ⓒ폭스서치라이트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들은 각자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일즈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웨이트리스 마야(버지니아 매드센 분). 잭은 와인 시음실에서 일하는 자유분방한 스테파니(산드라 오 분). 이들은 와인과 함께 둘이 또는 넷이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낸다. 잭과 스테파니가 몸으로 대화하는 사이, 마일즈는 마야와 와인으로 대화한다. 이들의 대화가 일품이다. 마일즈와 마야는 각자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자칫 진부할지 모르는 이들의 대화는 이 영화의 풍미를 한껏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와인도 마시고 싶어지게 만들고.

 

마일즈 : (피노는) 재배가 힘든 품종이잖아요. 껍질은 얇지만 성장이 빠르고, 아무 환경에서나 못 자라서 끊임없이 보살펴줘야 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에서만 잘 자라고, 인내심 없인 재배가 불가능한 품종이죠. 시간과 공을 들여서 돌봐줘야만 포도알이 굵어지고 그렇게 잘 영글면 그 맛과 오묘한 향이 태고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요.”

 

마야 : 전 와인의 삶을 찬미해요. 한 생명체가 포도밭에서 익어가는 모습. 비가 내리고 따사한 햇살이 내려쬐고. 와인이 만들어지고 숙성되는 오랜 세월동안 죽어간 사람들. 또 와인은 변화무쌍하죠. 따는 시기에 따라 그 맛이 제각각이잖아요. 생명력을 가졌기에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죠. 제 맛을 한껏 뽐내곤 삶을 마감하죠. 최고의 맛을 선사한 후에.”

 

별다를 것 없는 우리네 인생

 

누구나 특별한 인생을 꿈꾼다. 하지만 특별할 것 같은 인생의 내면을 들여다봐도 보통의 인생의 내면을 들여다봐도, 비슷비슷하다. 딱히 별다를 것 없는 인생들이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특별함에 매료되어 떠나지만 별다를 것이 없다. 어딜 가도 사는 게 비슷비슷하니까.

 

마일즈와 잭의 여행은 어땠을까? 그들은 여행에서 특별한 인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러다가 문뜩 일상이 생각난다. 일상이 놔주지 않는다. 마일즈에게는 이혼한 전 부인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신의 소설, 잭에게는 결혼할 아내에게서 오는 연락이 그렇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잭에게 결혼할 아내는 일상과 현실 그 자체이다. 반면 마일즈에게 이혼한 전 부인이 일상이 될 수 있는가? 그에게 전 부인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일상이고, 현실은 보잘 것 없는 영어교사, 지향하는 미래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영화 <사이드웨이>. 마일즈와 잭, 각각 특별한 인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폭스서치라이트


영화 제목인 사이드웨이는 샛길을 뜻한다. 살아가다보면 의도치 않게 샛길로 빠지기 일쑤인데, 마일즈와 잭도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별다를 것 없는 우리네 인생. 잘 살든 못 살든 상관없이 그들 나름의 추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샛길로 빠지기 마련이다.

 

마일즈와 잭은 이미 샛길로 빠져본 경험이 있고, 여행을 하는 도중에도 수시로 샛길로 빠진다. 마일즈는 이혼을 했지만 전 부인을 잊지 못한다. 영어교사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소설가로서의 길을 가려하지만 여의치 않다. 전 부인을 애써 잊고 새로운 여인을 맞이하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잭은 한 때 잘 나가는 배우였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다. 결혼을 코앞에 두었지만, 다른 여자를 탐하며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하지만 그는 안다. 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마찬가지로 마야 또한 이혼을 했고, 스테파니는 아이만 있고 남편은 없다.

 

여행의 전(), (), ()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춰볼 때, 여행은 가기 전의 설렘이 제일이고 현지에서의 여행은 제이이고 다녀온 뒤의 느낌이 제삼이다. 설렘이 점차 허무함으로 변해가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이 영화에서는 여행 도중 느끼는 감정이 최악이다. 잭은 결혼할 것이라는 사실을 숨겼다가 들켜 봉변을 당하고, 마일즈는 같이 도매급으로 팔린다. 아울러 그의 소설 또한 사실상 폐기처분된다. 이때 그가 느끼는 감정은 인생은 살아가다 느낄 누군가의 감정과 똑같다.

 

세상은 내 글에 관심이 없다고. 반평생 살고도 내세울 게 없어, 아무것도. 난 창문에 묻은 지문 신세야.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갈 똥 묻은 휴지 신세라고.”

 

그렇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분명 설렘으로 가득 차 들떠 있었다. 와인 마시고 골프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총각시절에 작별을 고하는 여행에 대한 기대. 이는 비단 여행뿐이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기대와 동일할 것이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영화가 너무 사실적이라서, 연기가 너무 실제와 같아서, 스토리가 너무 나의 얘기와 같아서 꼭 똑같이 되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영화는 일상의 치부를 다루며 모든 인생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하는 듯하지만, 마지막에 희망이라는 동아줄을 내려준다. 그러며 알게 모르게 변한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잭은 결혼에 성공했고 마일즈는 전 부인과의 대면에서 심정의 변화를 느껴 그동안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1961년산 샤토 슈바 블랑을 하찮은 햄버거와 함께 마신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보니 남겨진 메시지. 마야의 메시지이다. 마일즈에게는 무엇보다 절실한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마일즈, 저 마야예요. 일찍 전화하고 싶었지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또 다른 이유는 당신 소설을 다 읽느냐 구요. 단어 선택이 탁월하더군요. 출판 안 되면 어때요? 삶의 회한을 잘 그려냈어요. 이쪽으로 올거면 미리 연락 줘요. 포기하지 말고 글 계속 써요. 잘 지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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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env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