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어느 날 이름도 성도 신이라는 그가 나타났다 <신신>


<신신> ⓒ휴머니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이 자본으로 수렴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이렇다. 불과 30여년 전까지 못 잡아먹어서 안달했던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상의 정점에 서 있는 것들, 1960년대 전 세계적인 반 사회적 열풍이었던 히피 문화, 그리고 언제나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하는 전쟁과 테러까지. 이런 것들은 물론이거니와 반 자본주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것까지 자본주의는 끌어안아서, 콘텐츠화 시킨다. 그리고 돈을 받고 판매한다. 무엇이든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파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반미·반자본주의의 상징인 체 게바라는 세상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상품'이다. 걸프전 당시 3류 방송이었던 CNN은 전쟁을 여과없이 생중계로 방영해 단번에 세계적인 방송국으로 올라섰다. 이와 연장선상으로, 인류 역사상 주요 전투·전쟁들은 영화, 소설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로 제작되어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작년에 개봉해서 국가적 신드롬을 낳았던 영화 <설국열차>, <변호인>은 계급혁명과 반국가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현상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려 보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결국 모든 것의 궁극점에 위치해 있는 '신(GOD)'까지 도달할 것이다. 과연 '신'까지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답은 두말 않고 그렇다이다. 일례로,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만들어진 신>이나 멜 깁슨 감독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은 신과 관련된 상품들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한편 엄청난 논란을 낳기도 하였다. 


자본주의는 '신'조차 상품으로 팔아먹는가?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의 그래픽 노블 <신신>(휴머니스트)은, 자본주의의 신에 대한 노골적인 소비성 시각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 세계에 출현한 '신'. 그는 성도 이름도 신이었다. 그리고 역시 신답게 전지전능하다. 이에 전 세계가 들썩인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능력을 즉, 신다운 능력을 보여주는 이 '신신'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관심이 생각지도 못한 곳을 흘러간다. 진짜 신으로 설정된 순간 더 이상 신이 있다 없다의 논쟁은 필요가 없어지고, 신이 창조한 이 세계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며 동시에 신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수많은 콘텐츠와 상품들이 부지기수로 나오기에 이른다. 


논쟁은 신에 대한 재판으로까지 진행된다. 이 재판은 신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과연 신의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 신은 세계와 인간을 창조했다. 그런데 인간 세계에는 수많은 부정적인 것들이 판치고 있다. 왜 신은 이 세계를 구하지 않는 걸까? 왜 능력이 있으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지 않는 걸까? 이 재판은 신의 역할, 그리고 신의 능력(과연 신은 전지전능한가?)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신을 이용해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현상이다. 부조리와 부정적인 것들이 판치는 몹쓸 이 세상(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이 세상)에 출현한 신의 존재는 그 자체로 확고부동하고 완벽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세계가 이를 놓칠 리는 만무하다. 출판, 전시회, 미디어, 테마파크까지. 심지어 재판조차도 신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돈을 벌려는 일종의 쇼에 불과하다. 과연 이 거대한 쇼는 어떻게 끝을 맺을까? 


예상했겠지만, 쇼의 마지막은 가짜 신을 이용한 'I-신 이어폰'의 상품 프로모션이었다. 이 가짜 신이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다 이 상품 덕분이었던 것이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부터 해당 지식을 바로바로 전해 들었던 '신신'은 모르는 게 없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진짜 신이 내려와 인간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했다면 인간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엇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신'조차 상품으로 기획하여 팔아 먹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책을 덮고 나면 어안이 벙벙하다. 


'신'의 출현에 미디어가 대응하는 법


하지만 이 거대한 쇼를 기획한 이는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미디어(언론)'. 자본주의 사회는 단지 충실하게 소비했을 따름이다. 미디어는 신이 출현하자 기민하게 대처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인 것이다. 


"처음에는 '놀라운' 것으로 여겨진 신신의 증거들은 '몹시 놀라운' 것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는 '완전 놀라운' 다음에는 '놀라 자빠질 만한'... 그리고 마침내 '신신'은 신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여기서 되짚어 봐야 할 사항이 출현한다. 미디어라고 하는 심지어 '신'까지도 조작할 수 있는 존재가 우리네 삶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살고 있는 것일까? 매일같이 접하게 되는 미디어가 작정하고 일을 벌인다면, 그것을 믿지 않을 수가 있는가?


미디어는 현실 속에서 국가 최고 기관인 대통령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2088년과 2012년 대선 당시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어렵지 않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가 미디어를 이용한 건지 미디어가 오바마를 이용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든 미디어가 오바마를 당선 시킨 것과 마찬가지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미 미디어는 '신'과 다름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미디어가 가지는 힘이 폭주하게 될 때의 쏠림 현상인 것이다. 미디어라고 언제든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 다만 그 모든 것을 떠나 '조작'을 통해 명백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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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서평] <셀러브리티의 시대>


<셀러브리티의 시대> ⓒ미래의창

장동건과 고소영 커플, 이병헌과 이민정 커플, 기성용과 한혜진 커플, 서태지와 이은성 커플, 이효리와 이상순 커플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의 만남, 그리고 결혼 자체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하나의 '사건'이었던 만큼 유명인들 간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몇몇 커플의 결혼은 당시의 주요 이슈를 단번에 삼켜버리는 괴력을 발휘해 음모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작금의 사회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유명인들에 의해 상당한 부분이 돌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들의 인기와 명성은 정점을 찍게 마련이다. 그리고 어떤 이는 그 한계를 넘어선다. 


다른 부분을 살펴보자. 지금 시대의 유명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연예인이다. 아니, 어느 방면에서 이미 유명해진 사람이 점차 연예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스포츠 선수까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인, 기업인, 예술가 등도 포함된다.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펴낸 <셀러브리티의 시대>에서 저자는 그들을 '셀러브리티'라 부른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유명인'인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여타 유명인과는 다르게 인기와 명성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그들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광고 출현을 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계속해서 얼굴을 비출 수 있어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고, 공신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그들은 그렇게 우리들의 소비를 부추긴다. 


한편 적어도 외부에 비춰지는 그들의 삶은 우리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하다. 항상 일상에 치여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구 불만을 그들의 삶을 보며 풀어 주곤 한다. 그리고 그들의 드라마와 영화와 예능과 노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노동자, 엄밀히 말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때론 그들을 우러러보고 때론 그들을 비난한다. 결국은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바에 차라리 그들의 문화가 어떠한 경위로 생성되고 발전해왔는지 더듬어보고, 이를 고찰해보고자 노력하는 의미에서 책을 지었다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내가 특별한 세계에 갖는 호기심이자 이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갖는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책은 셀러브리티의 탄생, 조건, 발전 과정을 이론이 아닌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셀러브리티는 미디어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TV의 출현은 엄청난 변화를 끌고 온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셀러브리티의 기원을 할리우드 스타 출신의 영국 왕실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로 보고 있다. 이후 할리우드 스타 '칼 레믈리'와 '마릴린 먼로'까지, 초창기 셀러브리티는 모조리 여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셀러브리티가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비의 대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계속해서 TV의 출현으로 본격화된 셀러브리티 탄생에, '파라 포셋'과 '오프라 윈프리', 그리고 '바바라 월터스'를 예로 들며 여성의 막강한 파워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파트 2에서 소개하고 있는 10명의 유형별 셀러브리티들. 이름만 들어도 그(그녀)의 삶을 꿰고 있을 듯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다이애나', '톰 크루즈', '데이비드 베컴', '패리스 힐튼', '존 F. 케네디' 등이다. 


이 중에서 패리스 힐튼의 경우, '유명한 걸로 유명하다'라는 유명한 말로 유명한 셀러브리티이다. 그야말로 '유명'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다른 셀러브리티와는 달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이 없다. 다만 그녀는 미국의 유명 리얼리티 쇼인 <심플라이프>에 출연해 화려한 도시를 떠나 시골 농장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다. 그것보다 그녀는 힐튼호텔의 창업자 콘래드 힐튼 일가의 증손녀로 유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한 명의 셀러브리티를 꼽자면 데이비드 베컴이 있다. 그는 스포츠가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한 오늘날,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 어떤 연예인보다 뛰어난 외모, 두드러진 패션 스타일 등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한 축구 실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베컴을 그저 그런 축구 실력을 아주 뛰어난 외모로 커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는 또한 영국의 인기 걸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멤버인 빅토리아와 결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우리나라 장동건과 고소영 커플 이상 가는 최고의 커플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공식 은퇴를 한 이후에도 특별함을 잃지 않고 있다. 


지금은 과거보다 대중이 미디어를 대하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대중 또한 많은 것들을 보았고 거기서 배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다 보니 대중을 만족 시키려는 이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그들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잡을 수 없는 높이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의 격차도 점점 벌어진다. 때론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이 있기도 한다. 


역설적으로 대중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고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도 된다. 그럴수록 더욱 철저하고 냉철한 눈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의 주인은 대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예전의 '태어난' 셀러브리티가 지금은 '만들어진' 셀러브리티가 되었다. 즉, 기획된 상품으로의 형태로, 대중의 입맛에 철저히 기반한 시스템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현재이다. 


이제는 대중의 차례가 올 것이다. 성숙한 대중 문화, 셀러브리티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대중에 의한 셀러브리티 문화 분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대략을 살피는 데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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