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세 고아가 모여 이룬 기묘한 가족의 눈물 겨운 성장 이야기 <오펀스> [신작 연극 리뷰]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 가 2017년 국내 초연, 2019년 재연에 이어 2022년 삼연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관객의 호평에 이어 매진 행렬, 그리고 오직 관객의 투표만으로 수상이 결정되는 ‘SACA’(Stagetalk Audience Choice Awards)에서 최고의 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 연극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 작품은 1983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초연했다.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으며 명작의 반열에 올라 있다. 삼연이니 만큼 볼 만한 사람은 다 봤음직한데, 오히려 한 번 본 관객이 또 보게 되는 매력을 가진 작품인 것 같다. 같은 등장인물을 두고 다양한 배우가 각자의 개성으로 연기를 하기에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게 연극인데, 이 작.. 더보기
그는 왜 아버지를 죽일 수밖에 없었나? <나는 아버지를 죽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9년 6월 3일 새벽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의 어느 주택가, 911로 신고 전화가 들어오더니 자기가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였다는 게 아닌가. 이름은 앤서니 템플릿이고 남자이며 17살이라고 했고, 아버지는 53세의 버트 템플릿이라고 했다. 곧바로 경찰이 충돌했고 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앤서니는 무덤덤하게 잡혀 갔다. 본격적으로 앤서니를 신문하기 시작한 경찰,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차분했다. (아버지를 제 손으로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으니 하루이틀 뒤면 풀려날 줄 알았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 사건 뒤에 뭔가 큰 게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이 자못 들지만, 앤서니라는 애가 사이코패스 아니면 잘사는 집 아들내미가 미친 거라고밖에 생각할.. 더보기
제2차 세계대전으로 빵 터지게 만드는 <토르> 감독의 비결 <조조 래빗> [실시간 명작 리뷰] 지난 2011년 처음 선보인 마블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는 빛나지 못하는 캐릭터만큼 흥행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 이야기와 액션과 유머 어느 하나 방점을 찍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랬던 가 2017년 세 번째만에 빛을 발한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재밌어도 너무 재밌는 영화를 내놓더니 시리즈 최고의 흥행을 수립했다. 2021년 개봉 예정인 시리즈 네 번째 영화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왜 얘기를 꺼냈나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중요한 건 가 아니라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다. 그는 10대도 되기 전부터 연극활동을 시작해 독학으로 연출을 배워선 2004년 단편으로 데뷔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단편과 장편 연출 및 각본, 본인 연출작 및 블.. 더보기
'최고의 음악 영화' 이전에 '드라마의 총집합' <샤인> [오래된 리뷰] '음악 영화'는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그 양상은 시대에 따라 꾸준히 변화해왔다. 공통적으로 음악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상을 보여주려 했다. 그들은 항상 고군분투하는데, 80~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토리가 부각되고 스토리 속 인간보다 환경이 부각되는 듯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양상이 달라진다. 인간이 부각되는 듯하지만, 잘 짜여진 스토리와 변하지 않는 환경이 주를 이룬다. 2007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유명세가 자자한 몇 편의 음악 영화들이 나온다. 하나같이 이후 음악 영화의 공식이 된 작품들이다. 가 그 작품들이다. 이듬해에는 가 나와 대성공을 거두며 뮤지컬 음악 영.. 더보기
'입시' 아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교육, '카르페 디엠'! <죽은 시인의 사회> [오래된 리뷰-교육 1] 명품 영화 가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30년, 중고등학생일 때 최소 한 번 이상 대학교에서도 최소 한 번 이상 완연한 어른이 되어서도 최소 한 번 이상 봤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렇게 또 보았다. 앞으로도 종종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는 북미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특히 유명한대, 필자처럼 학창 시절 선생님이 한 번쯤은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키팅 선생님의 교육 방식은 그야말로 '이상(理想)' 그 자체이다. 누가 이 작품을 만들고 연기했나 간략히 살펴보자. 호주 출신의 피터 위어 감독으로, 이 작품 전부터 유명했지만 이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후에 등의 두고두고 회자될 명작을 남겼다. 그리고 5년 전 세상을 뜬 로빈 윌리엄스가 .. 더보기
'깨시민'을 위한 섬뜩한 독재 교육 우화 <송곳니> [오래된 리뷰] 모든 것엔 기원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5만 명 전후의 흥행성적과 폭발적인 비평성적을 기록한 바 있는 의 감독 요르고스 란디모스, 현실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잔인하고 빙퉁그러진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통렬한 우화를 선사하는 그의 기원은 어디일까. 그리스 태생인 그는 이전까진 4편의 영화를 당연하게도 오로지 그리스를 배경으로만 영화를 찍었다. 그중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이전 그의 이름을 알린 가 요르고스 란디모스 영화의 기원 또는 스타일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고정팬도 생기고 '젊은 거장'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그의 시작은 어땠을까. 아니, 이 영화로 시작을 알 순 없으니, 지금은 확립되다시피 한 그의 스타일의 시작은 어땠을지 궁금증을 갖는 게 .. 더보기
이런 전설이 없고 이런 신화가 없다 <에린 브로코비치> [오래된 리뷰]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1989년 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역대급의 화려한 데뷔를 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그때 그의 나이 불과 26살이었다. 그야말로 천재 감독의 탄생, 이후 인디와 메이저를 오가며 작품성과 흥행력을 두루 갖춘 감독으로 성장한다. 그의 전성기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을 잇달아 내놓는다. 모두 작품성과 흥행력을 갖춘 작품들로, 특히 2000년 오스카에서는 와 으로 동시 감독상 후보에 오르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으로 접수했다. 단언컨대 이후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작품들 중에 그의 경력 초중반, 즉 200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보다 나은 건 없다. 그래서 스티븐 소더버그를 말하려면 옛날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는 그중 가장 좋은.. 더보기
다른 세상은 없다는 빙퉁그러진 진리를 알아버린 비성숙의 비극 <아무것도 아니야> [서평] "의미 있는 건 없어. 나는 오래전부터 그걸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 나는 이제야 그걸 깨달은 거야."(분문 7쪽) 의미 있는 건 없고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은 안톤은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는 마을 자두나무에 걸터앉아 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에게 설파했다. 의미나 가치 있는 건 없고,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아이들은 안톤의 말에 흔들렸다. 그가 던진 그 무엇이 한참 앞에 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무언가가 되어야 했고, 누군가가 되어야 했다. 가치 있는 무언가, 의미 있는 누군가. 그렇게 그들은 무언가를 하기로 한다. 의미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버려진 목공소..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