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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절체절명의 순간,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 <포스 마쥬어> [오래된 리뷰] 살아가면서 자주 입에 담는 말이 있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의 힘에 의해선 도무지 어찌 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Force Majeure'라고도 하고 'Act of God'이라고도 한다. 신의 영역에 있는 걸 당연히 사람이 할 순 없을 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참으로 무책임한 변명이지만 무책임이 전제가 되는 말이다. 영화 로 제7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에도 개봉되는 등 큰 화제를 낳은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2014년도 작품 은 제목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듯이 불가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불가항력에 대한 궤변 또는 변명을 진지하게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영화에서 불가항력의 주인공이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성인.. 더보기
부정할 수 없는 괴물, 무엇이 그 괴물을 만들었나 <몬스터> [오래된 리뷰] 에일린(샤를리즈 테론 분)은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13살 나이에 창녀가 된다. 그 사실을 안 동생들에게서 쫓겨난 그녀는 고향을 떠나 떠돌며 창녀 생활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마감할 결정을 한 그녀, 마지막으로 목을 축이러 들어간 바에서 셀비(크리스티나 리치 분)을 만난다. 사랑에 굶주린 에일린과 레즈비언 셀비는 사랑에 빠진다. 에일린은 달라진 게 없다. 그녀가 가야 할 곳은 여지없이 길 위, 그리고 창녀 생활. 어느 날 에일린은 남자 한 명을 죽인다. 그는 에일린을 묶고 학대와 가학적인 섹스를 행했던 것이다. 이후 에일린은 셀비와 함께 일주일만 함께 하자는 말로 하여 싸구려 모텔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인다. 도피 행각 도중 문득 깨달은 에일린은 창녀 생활 아.. 더보기
1980, 90년대 한국 사회의 찌질한 천태만상 <우묵배미의 사랑> [오래된 리뷰] 장선우 감독의 화려한 옛시절을 간직하지 못하고 뒤로 한 채 한국 영화계 최악의 영화로 길이 남을 의 감독으로 이름이 드높은 그, 장선우. 그는 세기말에 로 한국 영화계 최고의 파격을 선보였던 바, 와 더불어 괜찮지 못한 길로의 발을 내디뎠다. 한국이 낳은 명감독 반열에 오르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잘못했다. 그는 일찍이, 그러니까 80년대부터 '좋은' 영화들을 선보였다. 90년대 들어 보다 논쟁적으로 변했지만 자못 성공적으로 당대를 비췄다. 단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직접 수행했다. 주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었는데, 이 대표적이다. 올해 출연배우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서 30여 년만에 재개봉한 은, 1990년에 개봉하여 그야말로 90년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작.. 더보기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의 완벽한 교과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오래된 리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0대 때부터 영화를 만들었다는 스티븐 스필버그, 최소한 미국 할리우드 역대 최고의 감독이라고 할 만하다. 여전히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그라서 의외로 저평가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가 '소싯적', 즉 2000년대 전에 만든(주로 감독) 시리즈, 시리즈 등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전설의 반열에 올랐고 2000년 이후에 만든(제작, 기획도) 영화들은 할리우드 판을 유지하고 또 확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할리우드 영화의 중추를 세우고, 기록을 세우고, 판을 지탱하고, 판을 확대하는 수순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유명한 영화들, 그중에서도 특히 2000년대 전에 나온 영화들은 여러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웠다. 초창기의 SF,.. 더보기
위기의 암담한 일본, 일본 남자의 삶과 죽음 <하나-비> [오래된 리뷰] 기타노 다케시의 일본이 낳은 전천후 예능인 기타노 다케시, 그는 1970년대 초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진출해 그야말로 평정하다시피 하고는 1980년대 후반 큰 사건을 치르고 난 후 돌연 영화계로 진출한다. 그 전에도 간간이 영화에 얼굴을 비췄지만, 이번에는 감독과 주연을 맡은 것이다. 물론이라고 해도 될 만큼 처음엔 반응이 별로였지만, 계속해서 감독과 주연을 맡은 좋은 작품들을 내놓아 빛을 보았다. 그는 1990년대만 7개의 작품을 내놓는다.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작품들 말이다. 주연만 맡은 작품은 물론 더 있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들은 2000년대 이후일 것이다. 주연을 맡은 이라던지, 여지없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라던지. 아마도 일본 영화가 1998년 말에야.. 더보기
네트워크 혁명의 뿌리와 과정과 역사가, 여자와 콤플렉스와 돈? <소셜 네트워크> [오래된 리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그가 손을 댄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 한 번의 미스도 없었다. CF 감독으로 출발해 광고계를 평정하고 할리우드의 눈에 들어 1992년 으로 데뷔한다. 3년 만에 들고온 으로 평단과 흥행 대박, 이후 그가 들고온 작품들에게서 실망과 실패의 기운을 느낄 수 없다. 천재 감독 데이비드 핀처 이야기다. 감각적인 스릴러로 이름을 드날린 후 드라마로 선회해 2008년 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세련된 영상미와 감각적인 편집은 어디 가지 않고 상향되었다. 2년 뒤 나온 또 다른 드라마 는 데이비드 핀처의 연출 능력이 최상위로 극대화된 작품이다. 2010년 당시 페이스북는 유례없는 상종가에 있었다.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 더보기
혼란 평정과 평화 구축의 모양새, 근본이 백성이길 <묵공> [오래된 리뷰] 중국 전국시대 한복판 BC 370년, 전국 칠웅 중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조는 천하제패의 한 걸음으로 역시 전국 칠웅 중 하나인 연을 치기 위해 십만 대군을 파견한다. 조에서 연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소국 양은 항전이냐 항복이냐의 위기에 빠진다. 이에 침략에 반대해 수성(守城)으로 명성이 자자한 묵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조의 선봉대가 코앞까지 진군했건만 아직 오지 않은 묵가로 인해 양은 혼란에 빠진다. 왕세자는 결사항전을 외치고, 대신들은 절대항복을 외치며, 장군들은 왕의 지시만 기다릴 뿐이다. 왕은 십만대군 앞에 모든 이를 합쳐도 고작 사천뿐인 성의 분수를 알고 일찌감치 항복하기로 한다. 그때 모습을 드러내는 묵가의 혁리, 그는 활 한 발로 조의 선봉대를 물리친다. 그러곤 왕.. 더보기
'깨시민'을 위한 섬뜩한 독재 교육 우화 <송곳니> [오래된 리뷰] 모든 것엔 기원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5만 명 전후의 흥행성적과 폭발적인 비평성적을 기록한 바 있는 의 감독 요르고스 란디모스, 현실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잔인하고 빙퉁그러진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통렬한 우화를 선사하는 그의 기원은 어디일까. 그리스 태생인 그는 이전까진 4편의 영화를 당연하게도 오로지 그리스를 배경으로만 영화를 찍었다. 그중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이전 그의 이름을 알린 가 요르고스 란디모스 영화의 기원 또는 스타일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고정팬도 생기고 '젊은 거장'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그의 시작은 어땠을까. 아니, 이 영화로 시작을 알 순 없으니, 지금은 확립되다시피 한 그의 스타일의 시작은 어땠을지 궁금증을 갖는 게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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