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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화끈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월요일이 사라졌다> [리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수많은 위기를 초래하는 식량 부족,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이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한다. 일련의 상황을 인류 역사의 엄청난 위기라고 판단한 정부는 '산아제한법'이라 불리는 '1인 1자녀' 정책을 시행한다. 정부는 모든 이를 통제 하에 둔 후 허가받지 않고 잉태한 아이들을 강제로 냉동수면장치에 유치시킨다. 테렌스 셋맨(윌렘 데포 분)에게 일곱 쌍둥이 손녀들이 생긴다. 태어나서는 안 될 운명, 살아가서는 안 될 운명을 거슬러 그들은 테렌스의 명에 의해 밖에서는 엄마의 이름인 '카렌 셋맨'(누미 라파스 분)으로 살아가고 집안에서는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로 각각 살아간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이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외출할 .. 더보기
LA 다운타운의 맨얼굴, 그 날 것의 매력 <탠저린> [리뷰] '자유롭게 사고하며 인디영화들을 장려·육성한다'라는 취지로 할리우드 영화배우이자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축이 되어 시작된 '선댄스 영화제'. 선댄스는 다름 아닌 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선댄스 키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영화제에는 당연히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먼 영화들이 출품되지만, 그중 많은 영화들이 명작 반열에 오르고 많은 감독들이 명감독 반열에 오른다. 한국에 개봉 3년 만에 상륙한 션 베이커의 또한 2015년 당시 선댄스가 낳은 핫이슈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곧 개봉할 션 베이커의 역대급 걸작 의 영향으로 늦으나마 개봉했을 게 분명하지만, 그 때문이 아니라고서라도 이 영화는 당당히 홀로 설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션 베이커는 많은 선댄스 출신 선배 명감독들의.. 더보기
일본의 '전쟁에의 길', 그 사실과 진실은? [서평] 어느 한 나라의 역사는 결코 그 한 나라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세계사적 역사의 흐름에만 맞물려 혹은 휩쓸려 흘러가지도 않는다. 세계는 모든 나라들 구석구석에 영향을 주고, 반대로 모든 나라들의 내부적 목소리가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역사를 대하는 또다른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로 유명한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아주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이는 결코 과거, 현재의 한 때만을 빌어 당시 혹은 다른 시대의 역사를 규정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역사는 모든 순간, 모든 곳, 모든 이들과 연관되어 있거니와 연관하여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저명한 역사가 가토 요코는 (서해문집)를 통해 세계사적 흐름과 내부적 목소리가.. 더보기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는 '사랑'이라는 이름 <오직 사랑뿐> [리뷰] 러브스토리는 인간 역사에서 만고불변의 중심축이다. 당연히 인간이 만든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진다. 심지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에서도 단연 중심이 되는 게 다름 아닌 사랑인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울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웃는,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니겠는가. 영국 최초 개봉 2년여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영화 은 사랑 하나로 모든 걸 헤쳐나가는 두 남녀의 실화를 다루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전쟁의 시대는 끝났지만 차별의 시대는 여전한 그때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가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흑인 남자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백인 여자는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는 것. 영화는 달달하지만 때론 끔찍한 사랑의 모습만으로 스크린을 채우진 않는다. 대신 .. 더보기
멕시코 '죽은 자의 날' 흩어진 모든 것이 모이는 시간 <코코> [리뷰] 픽사, 디즈니, 혹은 픽사&디즈니는 거의 매해 우리를 찾아와 거의 실망을 안기지 않았다.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 되어가는 만큼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나날이 완벽해가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동시에, 살아가는 데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지극한 아날로그적 가치를 선보인다. 그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다. 픽사&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와닿는 연유가 역설적으로 거기에 있다 하겠다. 조금이라도 더 어른일수록 조금이라도 더 아날로그적인 습성이 남아 있지 않겠는가. 그걸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고 말이다. 영화 의 기본은 '가족' '사랑' '우정' '화해' '기억' 등의 가치이다. 는 멕시코라는 이질적이라면 이질적이고 친숙하다면 친숙한 곳의 '죽은 자의 날'이라는 멕시코 전통.. 더보기
유발 하라리가 들려주는 중세 특수작전 이야기 <대담한 작전> [서평] 유발 하라리의 로 단번에 세계적인 지식인 반열에 오른 유발 하라리, '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통섭 인문학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석학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1998년작 를 연상케 하는 인류역사학의 대작이다. 인간이 가장 관심있는 건 역시 '인간'임을 이런 책들은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유발 하라리의 전공은 '중세 역사'와 '전쟁 역사'라고 한다. 박사학위도 '중세 전쟁사'로 받았다고 하는데, 굉장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겸비한 그의 전쟁 이야기가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궁금하다. 학문적 고증과 저자의 행실은 둘째치고,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대중 인문 교양서인 시오노 나나미의 다양한 중세 전쟁사 이야기 책들이 생각나게 할까. 유발 하라리의 지금이 있게 한 원류의 책이 .. 더보기
좋은 만듦새의, 균형감 상실의 진실 오도와 망상 <빅토리아 & 압둘> [이 영화 안 본 눈 삽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최악이라고 할 수는 절대 없는, 아니 어느 면에서는 수준급의 모양새를 보이는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는 참으로 애매하다. 하지만 그 영화가 그 모양새를 앞세워 사실을 보여주되 진실을 오도하려 할 때는 더 이상 애매하지 않다. 철저히 까발리고 진실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모양새 좋은 영화야말로 영화의 본연, 즉 '보여주기'에 충실한 거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건 요즘 영화에서 어찌 보면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건 옳은 말도 아니다. 결국 알맹이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스토리텔링 말이다. 스토리텔링은 그저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다. 거기엔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가 담.. 더보기
두 형제의 희비극적인 뉴욕 탈출기 <굿타임> [리뷰]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생 닉과 그의 형 코니(로버트 패틴슨 분)는 뉴욕 탈출의 꿈을 꾸며 가면을 쓰고 은행을 턴다. 똑똑한 코니의 기지로 큰 소란 없이 무난하게 성공하는 듯했지만, 은행원의 기지로 엉망이 된다. 이내 닉은 경찰에 잡혀 구치소로 향하고, 코니는 닉을 꺼내오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그의 돈 많고 나이 많은 여자친구에게서 돈을 뜯어내 동생을 가석방시키려고 했다가 실패하고, 동생이 구치소에서 심하게 구타당해 병원에 있다는 걸 알고는 몰래 빼돌리려다가 실패한다. 그야말로 실패의 연속, 그는 이 실패의 굴레에서 탈출해 성공에 안착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코니는 어쩌다가 유대인 범죄자, 마약쟁이 미성년자와 동행한다. 그들은 하는 짓과는 다르게 허세조차 느껴지지 않은 찌질함을 풍기는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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