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 표지 ⓒ사이언스북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 중구에 진도 6.5의 지진이 터진다. 사상자만 약 11만 5천여 명, 91%의 건물이 붕괴된다. 복구 비용은 추산이 불가하다. 사상 초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 상황은, 서울에 진도 6.5의 지진이 터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서울시가 밝힌 사실이자, JBTC 드라마 <디데이>의 배경이다. 과거 역사에 대한 '만약'보다 미래에 대한 '만약'이 필요하기에, 이런 가정은 꼭 필요하다. 


해볼 필요도 해보지도 않았던 이런 상상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현실이다. 먼 곳으로 눈을 돌릴 필요도 없이 일본, 중국, 네팔, 인도 등지에서는 대지진로 수십 만 명의 희생자를 발생 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 대지진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지금까지 인류가 행했던 모든 핵폭팔의 방출 에너지보다 크다고 한다. 너무도 어마어마 하기에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6월에 개봉했던 영화 <샌 안드레아스>에서 진도 9.6 지진을 보여주었는데, 사상 최대인 1960년 칠레 대지진의 9.5 이상이었다. 하지만 과연 영화를 통해 그 가공할 파워를 제대로 표현해냈을 지는 의문이다. 


자, 그럼 여기서 중요한 궁금증이 인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일어날 것인가? 이건 질문 자체가 틀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지진일 망정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거의 매년 거르지 않고 4.0~5.0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었다. 다만 그 지진들이 거의 몇 십, 몇 백 킬로미터 떨어진 해역에서 일어나 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다운 피해를 주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뭍에서 지진이 일어날 것인가? 이 또한 이미 일어난 적이 있다. 물론 그 횟수가 많지 않고 또한 그 피해도 다른 나라들의 대지진과 비교할 바가 아닐 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사이언스 북스)의 저자 이기화 지진학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확실한 활성 단층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지구에는 다양한 지진대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단층대는 영화 <샌 안드레아스>에서 자주 다뤘던,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다. 멕시코 서해 동태평양 산맥에서 미국 북캘리포니아 서해의 후안데푸카 산택 사이에 걸치는 단층계의 일부다. 이곳에서 일어난 각종 지진들로 인해 단층 일부가 몇 미터씩 오른쪽으로 밀리곤 했다. 


저자는 이 단층에서 일어난 지진 중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과 앞서 말했던 사상 최대 지진인 1960년 칠레 대지진을 지진학 발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진으로 꼽았다.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지표면에 뚜렷한 단층 운동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발생 메커니즘의 비밀을 드러내 주었고 메트로폴리스 지역에서 지진 재해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칠레 지진은 광범위한 지역을 침강 또는 융기시켰을 뿐만 아니라 화산 활동을 동반했다. 또 쓰나미를 발생시켜 하와이와 일본까지 피해를 입혔다. 또 이 지진으로 지구 전체가 종처럼 진동하는 현상이 발생해, 지구 내부의 구조를 규명하는 데 크나는 영향을 끼쳤다. 


한편 한국에서 일어난 중요한 지진은 무엇일까? 저자는 1978년 홍성 지진을 꼽는다. 이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 지역이 아님을 환기시켰다. 특히 고리, 월성 지역에 설립된 원자력 발전소들에 대한 지진 위험이 이슈로 부각되었다. 왜냐하면 이 발전소들은 한반도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지어졌기 때문이다.(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는 1971년 착공, 1978년 운전,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는 1977년 착공, 1983년 운전) 2011년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어 최악의 사고가 발생한 걸 보면,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의 상관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1905년 한반도에서 계기 지진 관측이 시작한 이래 최대의 지진은 5.3 정도이다. 하지만 그 기간을 한반도 역사 전체로 넓혀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반도 내에서 발생한 최대의 지진은 1643년 7월 24일 울산 근처에서 발생한 규모 6.7의 지진으로 서울과 전라도에서도 느껴졌다고 한다. 한반도에서는 15~18세기에 이례적으로 높은 지진 활동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20세기 동안 한반도에서 방출된 지진 에너지의 거의 2/3 수준으로, 규모를 도입한 리히터의 명저 <기초 지진학>에 전 세계적으로 지진 활동이 낮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례적으로 높은 지진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서 언급되었다고 한다. 


"1518년 7월 2일 갑자기 지진이 있었다. 소리가 우레와 같았으며 천지가 동요했다. 건물이 위로 오르고 흔들렸다. 마치 작은 거룻배가 풍랑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며 장차 전복하려는 것 같았다. 사람과 말이 놀라 쓰러졌으며 이로 인해 기절하는 자가 많았다. 성과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며, 나란히 있던 항아리가 서로 부딪쳐 깨지는 경우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지진이) 혹은 그치고 혹은 일어나 밤새도록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두 빈 마당에 나가서 압사당하는 것을 피했다. -무인년 지진에 대한 김안로의 글" (본문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대지진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가고 있다. 이번 달에만 해도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했고, 지난 달 9월에도 역시 칠레에서 지진이 계속되었다. 기상청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우리나라에서도 10월에만 2.0 이상 규모의 지진이 세 차례 일어났다고 한다. 가능성이 전무한 위험을 알리고 분위기를 바꾸고자 하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무슨 수를 쓰든지 알릴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그것도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대상이다. 정작 대상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 설령 지진이 일어난다고 해도 나와는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과거의 만약이 아닌 미래의 만약이다.) 한반도 내에 대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말 그대로 추정 불가일 것이 분명하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제대로 된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급속한 산업화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나라와 어느 도시와도 비교될 수 없는 밀집된 구조물과 건물, 인구가 있다. 그리고 그만큼의 허술함은 상상할 수 없는 위험성에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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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env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