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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그대 그리고 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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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답잖은 내 이야기에 그녀는 배꼽이 빠져라 웃어준다. 왜 웃어준다는 표현을 썼냐면, 그녀는 평소에 웃을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웃기는커녕 세상의 추악함에 하루라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정말 잘 웃는 아이인데. 거 참 희한하네. 


그녀는 참 똘망똘망한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정말 잘했고, 회사 다니고 서는 일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다. 심지어 집에서도 그러는데, 컴퓨터 포맷까지 혼자 척척 해낸다. 그야말로 비인간적인 인간의 표본이 아닌가. 


이 모든 게 엄연한 사실인데, 분명히 그러한데, 내 앞에서는 얘가 가끔 바보가 되는 것 같다. 조금 멍청하게 웃고(으허허허), 썰렁한 개그도 하고, 자기가 한 개그에 자기가 흠뻑 빠져 웃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등등. 똘망똘망한 애를 바보로 만든 것 같아 미안하네. 


얼마 전에는 실로 오랜만에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이 동네에서 산지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이리도 안 가본 곳이 많다니. 태양이 떨어진 야밤에 30분 가량 돌아다니면서 드는 생각, '우리 동네가 이렇게 예뻤나?'


그녀를 보면서 드는 생각도 같다. 5년 동안 보면서도 아는 게 참 없어서 앞으로 더 알아가야 하고 알아가고 싶고 그 날들이 기대된다. 또 못해본 것들이 너무 많기에 이것저것 같이 해볼 생각을 하니 좋다! 


연인에 그런 말이 있던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라' '서로를 바라보며 가라' 둘 다 하면 안 되나? 우린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건, 그 곳에 우리의 꿈이 있어서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일 테지 말 그대로 눈을 같은 곳에 두는 건 아닐 테다. 같이 가자. 


두서 없는 이야기들은 그녀와 나, 우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뭔가 형식이 있지 않은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면서도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다는! 울타리를 쳐 놓고 그 안에서는 자유를 만끽하는 게 우리들이 사는 방법이다. 


자, 내 여자친구 소개는 충분히 되었는지? 아무래도 이번 한 번으로는 충분치도 않고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을 듯. 그래서 매주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해보는 걸로^^ 이런 글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반말은 죄송, 다음부터는 존댓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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