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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마음이 깨끗지 못한 사람이 책을 읽으면,
그것을 주어다가 사리사욕을 채우고 자기의 결점을 덮는 데 이용한다
학문을 하는 데는 먼저 옛 성현의 훌륭한 말씀을 받아들일 정성 어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고요히 마음의 눈을 떠 스스로의 마음자리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행여 명문 이욕에 대한 잡초가 뿌리 박혀 있지 아니 한가 살피고, 깨끗이 쓸고 닦아 비단결 같은 마음의 밭을 이루어 놓는 일이다. 그런 뒤에 책을 읽고 옛 성현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서, 마음자리가 온통 잡초가 우거진 것을 그대로 둔 채 책을 읽고 옛 것을 배운다면, 이 사람은 필시 한 가지 옛 착한 행위를 보게 되면 재빨리 그것을 훔쳐다가 자기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이용할 것이요, 또 한 가지 옛 착한 말을 듣게 되면 그것을 빌려다가 자기의 결점을 덮어 나가는 데 이용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를 쳐들어온 적에게 무기를 빌려주는 격이요, 또 도적에게 양식을 대어주는 격이라 위험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마음의 밭이 맑고 깨끗해야 바야흐로 책을 읽고 옛 것을 배워도 좋을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면 하나의 착한 행위를 보고는 훔쳐다가 그것으로써 사리를 건지고, 하나의 착한 말을 듣고는 빌려서 써 단점을 덮어버린다. 이것은 또한 적에게 병기를 빌려 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어 주는 것이 된다.
<채근담>, 홍자성 지음, 송정희 옮김, 올재 클래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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