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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읽기

남의 집 담장을 제 집 담 넘나들듯 하는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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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 읽기] <초영역 인재>


<초영역인재> ⓒ 다빈치북스

미래를 읽는 천재,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이자 CEO 등 '스티브 잡스'에게 붙혀진 별명은 수없이 많다. 이 불멸의 혁신가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애플의 제품들을 '스티브 잡스'를 믿고 아이팟 내지 아이폰을 구입한다. 그의 시대를 초월하는 영향력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흔히 그를 독특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만으로 승부를 거는 괴짜 혁신가로 알고 있지만, 문학·역사·철학을 사랑하는 창조적 경영 리더였다. 그는 18세기 시인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한다. 


500년 전 르네상스 시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과 예술의 혁명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인쇄술, 연필, 대형 선박, 장거리 대포등을 발명했고 엄청나게 다양한 분야를 연구한 통섭형 인재였다. 그야말로 지금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찾아마지 않는 '남의 집 답장을 제 집 담 넘나들듯 하는 인재'였다. 그는 통상적으로 천재가 가지는 한 가지 특성인 논리와 수학, 언어, 공간과 기술, 미술, 신체와 운동 감각, 사회적 대인 관계, 자기 인식적 대인 관계의 7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으로 역사에 남아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발명하고 백성을 소중히 여긴 위대한 왕이다, 라고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적인 문학·역사·철학 뿐만 아니라, 음악과 미술을 비롯한 예술과 과학, 무(武)에 까지도 관심을 갖고 연구했던 초영역 CEO였었다. 흔히 세종 대왕을 말할 때 '창조'를 거론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한 가지 분야가 아닌 경계를 뛰어넘는 모든 분야에서 호기심을 갖고 완벽히 수행했던 것이다. 그 결실은 수많은 발명품들과 실생활에 유용한 기기로 탄생한다. 


이렇듯 현재와 미래,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위대한 혁신가이자 천재들 중, 유독 경계를 두지 않고 많은 부분에서 신세계를 이룩한 사람들을 가리켜 '초영역 인재'라 칭한다. 영어로 풀어 쓰면 버서틸리스트(Versatilist) 즉, 다재다능한 인물이 된다. 


이 책 <초영역 인재: 회사가 원하는 미래형 인재들>의 제목이기도 한 '초영역인재'는 이제까지 회사가 원했던, 되기 원했던 하나만 잘하고 언제까지고 열심히하면 된다는 '장인'의 존재를 반박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창조적 지식을 만들어 영역을 넘나드는 인재가 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얼핏 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만능 인재'를 말하고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잘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와 조금 다르다. '만능'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닌, 창조적 역량을 배가 시키기 위해 '만 가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덤벼들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단기적인 안목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인식을 가져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정치인도, 경제인도 모두 창조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모두 창조자였다. 이 시기에는 창조 행위가 이해의 '바른 길'이었다."-시오노 나나미


이웃 일본에서는 100년이 넘도록 대를 이어 한가지 업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때 한국 언론들이 앞다투어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으려 했었다. 


한 가지 일 만을 수십 년 동안 해 달인이 된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단련된 행동들을 신기해 하는 인기 프로그램도 방영 중이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모습에 찬사를 보내고, 부럽기도 하다. 평생을 한 가지일에 매진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고, 스스로 자부심은 넘칠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창조'의 기운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아무래도 한 가지일만을 오래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자신의 일과 위치에 만족하게 되고 더 이상 진보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당대에는 모르겠지만 후대에 이르러 뒤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할 수 있겠다. 


풍요로운 대지에 무한한 태양의 빛을 받아야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듯이, 영역을 무시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생각과 그에 맞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무엇이든 호기심을 느끼고 탐구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누구든 '초영역 인재'가 되어 시대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창조적 인재는 사물에 호기심을 느끼고 늘 탐구하는 자세를 견지하며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새로운 지식을 이용해 뭔가 새로운 일 또는 다른 것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레스터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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