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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겨울왕국> OST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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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겨울왕국>




2011년 <곰돌이 푸>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디즈니의 신작 애니매이션 <겨울왕국>. 개봉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인기가 여전하다. 북미에서는 4억 달러를 돌파하며 폭주중이라고 한다. 또한 관객은 물론 평론가들한테도 호평을 듣고 있다.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단순히 애니매이션 왕국 '디즈니'의 신작이라는 이유때문은 절대로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디즈니는 2000년 들어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거의 매년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왔지만 사람들 기억에 새겨질 만한 작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2008년 <볼트>를 시작으로, 2009년 <공주와 개구리>, 2010년 <라푼젤>로 인상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그러던 것이 2013년 <겨울왕국>을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겨울왕국>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전통적인 면을 조금 덜어내고 현대적 감각을 조금 입힌 것 때문이리라. 우선 이 영화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완벽히 예상되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다. 그 스토리라인에는 여지없이 태생적 핸디캡, 사랑, 배신, 음모, 모험, 우정 등이 버무려져 있다.


'괴물'이 된 공주를 찾아라


공주 '엘사'와 공주 '안나'는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이자 자매 사이이다. 그런데 언니 엘사에겐 태생적 핸디캡이 있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프로즌 마법 능력. 어느 날 엘사에 의해 안나가 다치는 불상사를 겪고, 결국 왕과 왕비에 의해 격리조치 된다. 오랜 세월동안 격리조치 되어 있는 도중, 왕과 왕비가 비명횡사하게 되고 엘사가 왕위를 물려 받는다. 


몇 년 동안이나 스스로를 컨트롤하며 능력을 감추고 억제해왔던 엘사. 그런 엘사였지만 왕위수여식 파티에서 생각지 못한 실수로 자신의 능력을 만천하에 공개하게 된다. 그 순간 그녀는 '괴물'로 불리게 되고, 이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 산으로 오른다. 그곳에서 그녀는 비로소 자유를 얻는다. 


언니 엘사를 찾아나서는 안나. 과연 그녀들은 무사히 귀환할까? ⓒ디즈니



한편, 안나는 엘사를 찾아 나서고 도중에 크리스토프와 조우해 같이 여행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엘사를 찾은 일행. 하지만 엘사는 자신이 휘황찬란하게 지은 얼음 궁전에서 떠나기가 싫다. 비록 자신때문에 세상이 '겨울왕국'으로 변했어도 말이다. 그녀는 세상이 자신을 가만히 놔두고 상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신도 통제하지 못할 '괴물'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한 말이다. 과연 '겨울왕국'의 운명은 어찌 될까? 


지구의 맏형 '미국', 다시 돌아와줘


이 영화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사랑만이 통제 못할 악랄한 마법을 푼다'이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지만, 엘사와 안나의 진정한 사랑으로 겨울왕국은 본래대로 돌아오는 결론을 얻는다. 그럼 이를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바로 '미국'의 차원에서 말이다. 미국을 엘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괴물 같은 능력을 가진 나에게로 다가오지마! 다칠지도 모르니! ⓒ디즈니



'전 세계는 미국을 싫어하지만, 미국은 그 사실을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오래전이고, 지금의 미국은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건 아마도 부시 정부때 절정에 달했던 명분 없는 타국 침략때문일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득을 위해, 국가의 힘을 빌린 파렴치한 행태. 지금의 오바마 정부도 마찬가지다. 2013년 전 세계적인 핫 이슈로 떠올랐던 미국 정부의 빅 브라더적인(정부가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행태. 이제는 '전 세계가 미국을 싫어하고, 미국은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자신도 통제하지 못할 '괴물'같은 능력을 앞세운 채 세계를 상대로 그 힘을 과시하더니 말이다. 영화에서 엘사는 그 힘이 몰고올 후폭풍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두려움에 떨고, 결국 그 힘의 후폭풍으로 스스로 고립되는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비약적인 해석일지도 동심을 해치는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미국이 지구의 맏형이니까 다시 돌아와서 잘 해보자는 얘기다. 이에 미국은 형식적으로 몇 번 거절해주고, 다시 돌아와 지구의 맏형으로써 진정한 사랑으로 온 세계를 보호한다는 결론.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디즈니의 탁월한 선택이다. 


'역시 디즈니'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OST


그건 그렇고 이 영화의 OST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디즈니'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사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디즈니표 사운드트랙이다. 과거 전성기였던 1990년대 <인어공주>의 'Under The Sea', <라이온킹>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미녀와 야수>의 'Beauty and The Beast',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 <뮬란>의 'Reflection' 까지. 당시 이 영화들의 사운드트랙은 빌보드차트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었다.


디즈니로썬 이번 <겨울왕국>의 'Let It Go'로 오랜만에 불후의 명곡을 하나 배출하게 된 것 같다. 이를 증명하듯이, 'Let It Go'는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 상에서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결정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썬 1995년 <포카혼타스>의 'Colors of The Wind' 이후 18년 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답게 굉장히 많은 노래들이 나오는데 너무나도 좋은 곡들이다. 이 영화에 대한 다른 모든 걸 욕해도 OST만은 욕할 수 없을 것이다. 욕하기는커녕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1990년 디즈니 왕국 전성기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그시절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OST는 그 최전방에서 뒤쳐지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 OST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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