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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카프카의 편지

1917년, 결핵에 걸린 카프카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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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35세가 되던 1917년, 각혈 후 폐결핵으로 진단 받게 됩니다. 그는 회복을 위해 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프라하에서 취라우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그곳에서 누이동생 오틀라가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죠. 카프카는 자신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남들에게 혐오스럽게 인식될까봐 걱정하며 언제나 외모적으로 깔끔하게, 태도적으로 멋지고 지적이게 유지했다고 합니다.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솔출판사



오스카 바움 앞

[취라우, 1917년 10월 초]


내 상태가 그전보다 더 좋은지 나쁜지 난 전혀 모르네. 그냥 전처럼 잘 지내고 있네. 지금까지는 그렇게 쉽게 견디고 그리고 그렇게 억제할 만한 통증이 없었고, 만약에 이 미심쩍은 것만 아니라면 말이네. 하긴 그게 아마 그것일걸세. 나는 어쨌거나 보기에 좋아서, 어머니가 일요일에 오셨는데, 역으로 마중을 나가니 나를 알아보지 못하시더군.(그런데 말이지, 부모님은 결핵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시네. 그러니 조심해야 하네. 그렇지 않은가. 만약에 자네들이 그분들과 우연히 마주칠 경우 말일세.) 지난 2주 동안에 나는 체중이 1킬로그램 반이나 불었네(내일 세번째로 무게를 달아볼걸세). 잠은 매우 다양하게 자지만, 그러나 평균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네.



막스 브로트 앞

[취라우, 1917년 10월 초]


친애하는 막스, 내 병 말인가? 터놓고 하는 말인데 나는 그것을 거의 느끼지 않네. 열도 없고, 기침을 그렇게 많이 하지도 않고, 통증도 없네. 숨은 짧아,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눕거나 앉아 있을 때는 괜찮아, 걷거나 어떤 일을 하는 동안 나타나지. 이전보다 두 배쯤 급히 숨을 쉬네. 하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고통은 아니라네. 나는 이런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어. 결핵이란, 내가 지니고 있는 그런 종류의 결핵이란, 특별한 질병이 아니고, 특별한 이름값을 하는 질병이 아니라, 다만 그 의미에 따르자면 보편적인 죽음의 싹이 잠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게 강화된다는 것이야. 3주 동안에 몸무게가 2킬로그램 반이 불었고, 그리고 이처럼 이동하기에는 상당히 무거워진 나 자신을 만들어버렸네.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발췌, 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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