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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신작 수다

내맘대로 신간 수다-1309 둘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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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까치글방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2013년 9월, 192쪽, 16000원, 

스티븐 윌리엄 호킹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글방 펴냄


필자를 포함해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그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스티븐 호킹. 아이큐가 200이 넘는다는 천재 물리학자. 21세에 루게릭병을 판명받으며 조만간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50년 이상 건재하게 활동하는 인간 승리의 표본. 블랙홀, 빅뱅이론, 팽창우주이론 등의 우주 물리학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지만 노벨상을 타지 못한 불운(?)의 아이콘. 세계적인 대중 과학서인 <시간의 역사>(까치) 등으로 1천만이 넘는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 


이처럼 대단한 업적을 쌓은 그의 자서전과 평전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제목은 각각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스티븐 호킹>. 이 중에 나는 자서전을 골랐다. 손 마비와 기관절개 수술로 인해 컴퓨터와 음성 합성기를 통해 1분에 최대 3단어를 말하고 쓸 수 있을 뿐인 저자가, 타인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직접 집필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용이야 평전이 더욱 자세하고 방대하겠지만, 그 과정이 주는 감동이 와닿았던 것이다. 참고로 올해 초에도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자서전과 평전이 동시에 출간된 적이 있었다. 제목은 똑같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두 책 모두 그리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었다. 


여튼 20세기의 과학 아이콘을 넘어 21세기에서는 인류의 아이콘이 된 스티븐 호킹. 부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으시길. 



<이매진>-초일류들의 뇌 사용법

<이매진> ⓒ21세기북스

2013년 9월, 328쪽, 16000원, 

조나 래러 지음, 김미선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표지가 눈길을 끌어서 선택하게 되었다가 읽기도 전에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자그만치 부제가 '초일류들의 뇌 사용법'이다. 일단 '초일류'라는 단어부터 위화감이 든다. 어떤 기준으로 초일류라고 하는 건지? 천재들은 초일류인가? 돈 많으면 초일류인가? 지위가 높으면 초일류인가? 


책을 들춰보면 나온다. 밥 딜런, 3M, 픽사, 스티브 잡스, 셰익스피어 등. 

여기에 적절한 단어는 결코 초일류가 아니다. 벙상치 않다거나, 천재적이라거나, 하다못해 셰익스피어 같은 경우에는 위대하다거나. 내가 괜히 캥기는 게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초일류라는 단어에서 계층을 나누려 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에 관한 말은 이 정도로 해둔다.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물고기 박사 황선도의 열두 달 우리 바다 물고기 이야기

2013년 9월, 240쪽, 15000원, 황선도 지음, 부키 펴냄.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부키

좋지 않은 시기에 나온 책인 것 같다. 우리나라 물고기의 상당수가 동해에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하필이면 동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유출되어 '통제불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니. 물고기라고 하면 치를 떨고 멀리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참으로 오묘하다. 일본에서 물고기가 굉장히 많이 나고 우리나라로 수출도 많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일본의 어느 한 곳에서 원전 사고로 인해 오염수가 유출되었다. 자연스레 해양으로 흘러들어 많은 수의 물고기가 오염되었을 것이다. 이제 물고기하면 모든 시선이 그곳으로 쏠린다. 그리고 나서는 물고기=일본 물고기=원전 오염수에 오염된 물고기라는 식으로 프레임이 짜여지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물고기에 대한 책이 나왔으니 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용기있는 결단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물고기 16종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바닷물고기에 대한 첫 보고서라고 하는데, 그렇다는 건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 이후의 첫 보고서라는 뜻일듯? 이 방면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나로썬 잘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본다. 


저자가 말 그대로 '물고기 박사', 즉 물고기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 연구 업적 위에 직접 경험한 다양한 체험들과 시사문제, 그리고 물고기에 얽힌 재밌는 얘기들까지. 얇다면 얇은 책자에 상당히 깊은 지식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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